'이러지도 저러지도…' 새정치연합, 세월호법 강행? 재재협상?

[the300]유족 최종 반대 속 설득작업 계속할듯…추인 강행 혹은 재재협상 기로에

박광범 기자 | 입력 : 2014.08.20 22:53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후 안산시 경기도미술관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임원과 만나 세월호 특별법 여야 협상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이 유가족들의 반대라는 암초에 부딪힌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여야 합의를 깬 데 이어 또 다시 여야 합의를 깰 경우 '박영선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유족들의 반대에도 재합의안 추인을 강행할 경우 '유족들을 외면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뻔하다.

유족들은 재합의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20일 저녁 안산 합동분향소 인근 경기도립미술관에서 전체 총회를 개최하고 여야의 재합의안에 압도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날 하루 재합의안에 대한 유가족들의 이해를 구하려던 새정치연합 노력은 물거품이 된 것. 새정치연합은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필두로 이날 하루 유족들 설득작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38일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 등 유족들과 면담한 데 이어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합의안을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유가 어떻든 잘못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용서를 구하러 왔다"며 합의안의 내용을 설명했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들을 △안산 합동분향소 △광화문 단식농성장 △대한변협·민변 △시민사회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전방위적 설득작전을 펼쳤다.

새정치연합은 22일 개회되는 8월 임시국회 전까지는 유족 설득작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다양한 채널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들을 아직은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21일 오전 비공개 당직자 회의를 갖고 향후 대책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족 설득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어떤식으로든 '정치적 결단'을 해야하는 것 아니냔 주장이 나온다. 일부에선 합의안 추인을 강행해야 한단 주장도 있다. 박 원내대표가 결국 '중대결정'을 내리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유족들을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재재협상을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마저 여야 합의를 깬다면 신뢰가 깨지는 것은 물론, 향후 정국에서 여당에 매번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지금까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끌어온 명분을 잃는 데다 '유족들의 의사를 외면했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박 원내대표가 '정치적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반대하고 있는 한 재합의안을 강행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럴 경우 당내 반발과 내분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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