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대 가장늦은 개원연설 "협치시대 열자"(종합)

[the300][런치리포트]오색 넥타이 차림…뉴딜·부동산·공수처 화두

해당 기사는 2020-07-17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끝내고 나오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병석 국회의장. 2020.07.16. since1999@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판 뉴딜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그린 (뉴딜) 분야에서도 우리의 장점을 살려낸다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국회 개원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든든한 연대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에 대해 "290여 분의 국민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수출과 고용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본격화되고 있다"면서도 "그 가운데 위안이 있었다면 우리 국민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재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세계 1위 태양광 기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개발로 수소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기배터리 분야에서도 선두 그룹"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뒤처진 부분이 많지만, 우리의 강점인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삼는다면 그린 혁명의 대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딜에 대해서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역량을 전 산업분야에 결합시킨다면 우리 경제는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해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1가구 1주택의 실거주자 부담 완화, 서민들과 청년 등 실수요자들의 주거안정 대책도 약속했다.

특히 "‘임대차 3법’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들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정부의 대책은 언제나 반쪽짜리 대책이 되고 말 것"이라며 입법을 당부했다.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 감독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유통산업 발전법 등의 국회 통과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국민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의 경제 지표들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며 "4, 5월을 저점으로 6월과 7월을 지나면서 수출, 소비, 고용 등에서 경제회복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때를 놓치지 말고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살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협조가 더해진다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혁파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며 "국회의 입법속도를 대폭 높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취약하다"며 "남북관계의 뒷걸음질 없는 전진,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국회가 담보해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추진 기반이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역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들의 ‘제도화’,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7.16. since1999@newsis.com



'뉴딜·협치' 내건 文, 알록달록 넥타이


문 대통령은 주요 키워드 가운데 '경제'를 제외하면, "뉴딜"(16회)을 가장 많이 말했다.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인 "디지털"(11회) "그린"(7회)을 자주 언급했고 "협치"(5회) "협조"(2회) "소통"(2회) 등 대국회 관계에 대한 표현도 적잖다.

문 대통령은 이날 푸른 바탕에 빨강, 노랑, 파랑 선이 가미된 디자인의 넥타이를 맸다. 여야 각 당의 상징인 파랑, 분홍, 노랑, 주황색이 다 담겼다. 협치와 협력을 바라는 뜻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의 성과와 노고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야와 정부가 정례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고,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삼아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하는 길을 함께 걷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은 국회와 보조를 맞추는 게 절실하다. 다방면에 법제도적 변화가 필요하고 다음 정부 임기까지 걸친 구상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협조는 다른 국정과제에서도 요구됐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주택보유 부담 강화,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 인상 등을 예고했다. 실거주자 보호, 공급대책 모색도 약속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여러차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발언해 왔음에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입법 없이는 실효가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공수처 또한 문 대통령은 정부가 할 준비는 마쳤다며 국회가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해 달라고 밝혔다. 

민감한 정치쟁점 가운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동산 대책은 언급했다. 반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나 백선엽 장군 관련 논란은 다루지 않았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끝낸 후 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차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병석 국회의장. 2020.07.16. since1999@newsis.com



여야대표와 환담 "연설문 완전 새로썼다"


개원연설 성사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국회는 임기시작 48일만에, 1987년 헌법체제에선 최장기간 지각 개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한국판뉴딜 구상을 처음 공개한 후, 국회에 이를 설명할 기회를 모색했다. 애초 6월 5일 개원연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원구성이 난항에 빠졌다.

다시 6월29일쯤 국회에서 한국판 뉴딜 등의 개요를 설명하고 국민보고대회를 이어서 할 계획을 잡았다. 개원식은 더 밀렸다. 14일 보고대회를 먼저 했다. 게다가 16일 개원식이 급히 잡히자 문 대통령은 이날 가려 했던 그린뉴딜 현장방문을 연기하고 국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대표·원내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등과 가진 환담에서 "어제 연설문을 완전히 새로 썼다"며 "하루하루가 얼마나 빠르게 상황이 바뀌는지 이미 준비해놨던 전문은 이미 구문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는 매우 절실하다"며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 국회에서 정말 힘을 잘 모아주시고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또 "시정연설도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에서 (하게) 해줘서, 김종인 위원장, 주호영 대표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끝낸 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7.16. since1999@newsis.com



김종인 "160조 부족하지 않나"-文 "민간펀드 만들것"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환담은 "진지하면서도 농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비공개 환담에서 김종인 위원장은 한국판 뉴딜을 위한 재원이 160조원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감한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려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다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한국판 뉴딜과 관련,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위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고 더 좁혀지게 하려는 게 한국판뉴딜”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일자리를 몇 개로 늘린다거나 경제회복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런 사회계약에 대해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뤄지도록 또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회도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심 대표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분명한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도 말하자 정세균 총리가 “정부가 일방적으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의장실 환담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영춘 국회사무총장, 복기왕 국회의장비서실장이 함께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7.16.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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