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무죄 선고로 한숨을 돌리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특히 여권이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이 이탈표를 끌어내기 좋은 시점이라고 보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 흔들기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가 어제(25일)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역사를 믿는 사람에게 패배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과 역사를 믿고 한치의 흔들림 없이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을 향해 김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그는 "수십만명의 국민이 한 달 넘게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외치고 있다"며 "이제 국민의힘은 특검법에 협조하라. 특검법 재표결 때 반대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도 정권과 함께 몰락할 것이고, 한동훈 대표는 괴멸을 자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도 결집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상정·의결하자, 곧장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규탄' 회견을 열었다. 당 소속 초선의원들은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이 대표 수호와 김 여사 특검법 관철 의지를 다졌다. 민주당은 오는 27일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김건희 특검법 수용 촉구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도부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과 수도권 지역위원회 당원 등이 참석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이병진, 임미애 의원 등 초선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긴급 비상총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마자 김 여사 특검법을 고리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특히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작성됐다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여권 내 분열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친한(친한동훈)계에서 집단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 친한계 흔들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당대표는 당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힘 게시판 댓글공작 게이트가 당대표를 쫓아내려는 속셈이라는 것을 모르나"라며 한 대표를 자극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당 대표도, 가족들도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다"며 한 대표를 지원하고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이 당초 오는 28일로 계획한 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미루기로 하고, 여당과 합의해 내달 10일로 시점을 잡은 데에도 이탈표를 노린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회의에서는 여당 내 분열이 확전되고 있기 때문에 재표결 일정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가결되려면 재석 인원 중 3분의 2 이상(전체 300명 기준 200명 이상)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 의석이 108석인 점을 고려하면 가결을 위해 여당 내 이탈표가 필요한 셈이다. 앞서 이뤄진 첫 특검법 재표결에선 1표,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에선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왔었다.

한편 민주당은 상설특검과 검사 탄핵, 해병대원 순직 사건 국정조사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28일 본회의에서 상설특검 후보 추천 때 여당을 배제하는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을 처리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것과 관련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검사 탄핵안은 국회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대로 27일까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하기로 했다. 국정조사는 국회의장이 요청해 여야가 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특위가 작성한 조사계획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