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심리적 분당' 속 전열정비-野 야권연대 수싸움 치열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가 무산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27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무성 대표의 어처구니 없는 무법행위와 동구을 주민에 대한 참정권 침해 행위를 반드시 심판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6.3.27/뉴스1

정치권이 빠르게 총선 모드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공천 내홍을 극복할 결집 방안, 야권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 연대 여부가 총선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7일 여야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흩어진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켜 전열을 정비해야 하지만 내부분열이 발목을 잡는다. 야권도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사이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연대를 마쳐야 할 데드라인이 다음달 4일로 전망된다.

◇수도권 여론악화-텃밭 무소속 바람 잠재워야

새누리당은 28일 선거대책위를 출범하고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천자대회를 연다. 강봉균 선거대책위원장 중심으로 경제활성화 기조를 내세우면서 당을 수습한다는 복안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야권 분열로 총선을 낙관했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선인 의석 3/5 즉 180석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제1야당인 더민주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등장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는 사이 새누리당은 극심한 공천 내홍의 수렁에 빠졌다.

당 안팎엔 '사실상 분당', '심정적 분당'이 공공연히 거론된다. 대통령 레임덕 지연이 최대 목표인 친박계와, 이들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해 당권을 지키려는 지키려는 비박계의 대립이다. 선거마다 이슈와 인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도권 지역에선 지지표 이탈 등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텃밭도 간단치 않다. 친박계가 결국 밀어낸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무소속 후보들은 대부분 새누리당의 텃밭에 출마했다.

공천 주도권을 놓고 격돌한 지도부도 일단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27일 여의도 당사를 찾은 김무성 대표는 대구 동구을에 공천을 받지 못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자신을 상대로 소송도 불사한다는 발표에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권력갈등의 불씨는 보란듯 불타고 있다. 김 대표는 친박계 원유철 원내대표가 "탈당한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복당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말한 것에 "그런 이야기 지금 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26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싸워서 이기는 건 군인정신이고, 정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옥새투쟁'을 통해 친박과 진박(진실한 친박)계 후보 3명을 주저 앉힌 것을 빗대 이겼다고 표현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청년간담회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2016.3.27/뉴스1

◇수도권 86%에 야권 분열…필패 예고?

야권엔 분열에 따른 표분산이 가시화됐지만 중앙당 차원의 야권연대 논의는 끊어졌다. 전국 253개 선거구 중 178곳에 야권 후보가 2명 이상 나섰다. 수도권 122개 선거구 중 105곳이 이에 해당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 3개 당이 동시에 격돌하는 선거구는 전국 43곳이다. 19대 총선에서 1, 2위 격차가 5%포인트 이내인 곳은 31곳으로 전체 선거구의 28%에 달했다.

중앙당이 아닌 후보자 간 연대 움직임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다. 경기 수원병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진 후보가 국민의당 김창호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합의했다. 경남 창원성산구의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더민주 허성무 후보가 야권 단일화 협상에 들어갔다.

단일화가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다음달 4일 이전에 매듭을 지어야 한다. 그 후에는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퇴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가 크게 줄어든다. 이 같은 '시한'을 의식한 듯 각 당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더민주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역구에 공천, 정의당이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단위에서 단일화가 제대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수도권 공천에는 "알박기 형태로, 우리 후보 탈락시키려고 그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역구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단일화 움직임을 가로막지 말아달라"고 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급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라며 "단일화가 정말 필요하다면 더민주 후보부터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당과 협의없이 야권 단일화를 하는 후보는 제명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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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심리적 분당' 속 전열정비-野 야권연대 수싸움 치열

[the300](종합)새누리 선대위 체제로…투표용지 인쇄 전 야권 단일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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