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추진' 양곡관리법, 안건조정위서 野 단독 처리…與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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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준병 안건조정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1.15.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안건조정위원회가 15일 야권 단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던 것을 야당이 재발의한 것이다. 논란이 됐던 '정부의 시장격리 의무화' 대신 농협 등의 '의무 매입' 관련 내용이 담겼다.

농해수위는 이날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의결했다. 주요 농산물 가격이 5년 치 평균 가격보다 미달하면 정부가 이를 지원해주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법안 5건도 이날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은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회의 전 여당 의원들에게 쟁점 있거나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며 "안건 자체 내용에 대해 이견이 있기보다는 실제 의결 자체를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것 아닌가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의결됐으니까, 상임위원장이 전체 회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안건조정위원인 이달곤·정희용 의원은 이날 야당의 양곡법 재추진을 비판하는 의사진행 발언을 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이 의원은 퇴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쌀 시장을 완전히 정부 통제안에 넣자는 거 아니냐"면서 "그거는 쌀 시장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농업 부문에서 제일 중요한 시장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해 3월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토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에 가로막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쌀 가격의 하락으로 재정 부담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게 정부·여당의 입장이다.

이후 민주당은 새 개정안을 발의해 소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했고, 이에 여당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로 맞섰다. 새 개정안에는 쌀 생산비용과 농민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공정가격'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정부가 쌀값의 시장가격이 공정가격보다 낮으면 차액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안건조정위원회는 소수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특정 안건을 최장 90일 동안 심사하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전체 6명 중 4명 이상)의 찬성으로 법안 의결이 가능하다.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의결된 법안은 해당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보며 위원회는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안건을 전체 회의에서 표결해야 한다.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다만 법사위 위원장을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법상 본회의 직회부로 법사위를 건너뛰려면 최소 60일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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