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45년 전 '대통령 되세요' 외친 소녀, 'YS 사인' 들고 조문

[the300]YS가 건네 준 친필 사인·사진 45년째 간직하고 있는 정수선 씨

정수선(62·여)씨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친필 사인과 사진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24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 김 전 대통령 친필 사인과 젊었을 적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든 중년의 여성이 들어섰다. 그녀는 김 전 대통령을 생전에 꼭 찾아뵙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이제야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대통령과 만난 지 45년 만이었다.

1970년 10월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유세 현장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수선(62·여)씨는 장례식장 식당 한 켠에 앉아 태극기에 싸인 액자를 꺼내 보였다. 액자 속 누렇게 변한 종이 위에는 김 전 대통령 친필 사인인 '金泳三, Y.S.K'가 적혀 있었고 '청년 김영삼'의 사진이 함께 들어 있었다.

사연은 이러하다. 1970년 당시 소녀였던 정 씨는 유세 차례를 기다리던 김 전 대통령을 대뜸 찾아갔다. 거제도 섬 소녀였던 정 씨는 김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인 줄도 몰랐다. 단지 거제 출신이라는 소개만 듣고선 "아저씨 대통령 되세요"라고 김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 씨가 사인을 요청하자 김 전 대통령은 "용기가 너무 대단하다"며 사인과 함께 주머니에 갖고 있던 사진 한 장을 건네줬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을 하러 올라가기 전 정 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상도동으로 한번 찾아오라"고 했다.
정 씨는 김 전 대통령 사인과 사진을 태극기에 고이 싸서 보관했다고 한다. 상도동 주변을 지날 때 김 전 대통령의 '찾아오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 정 씨는 서거 소식을 듣고는 반차를 내고 빈소를 찾았다. 액자를 본 직장 동료들이 '이번에 안 가면 어떻게 뵙냐'는 응원에 용기가 생긴 것이었다.

정 씨는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됐을 때 제일 먼저 꺼내본 게 이 사진이었어요. '제가 대통령 되세요'라고 했는데 정말 당선됐으니 얼마나 기뻤겠어요"라고 김 전 대통령이 승리한 1992년 대선을 떠올렸다.

정 씨는 이어 "대통령께서 민주화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 편안하게 쉬실 것 같아요"라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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