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파악하고 지난 13일 그 결과를 보고했던 WHO(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이 장기간의 사투로 피로가 쌓인 현재 대응 인력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정부에 병력 동원 권고를 고려한 것으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했던 이종구 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은 18일 오후 국회 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정해관 성균관대 예방의학과 교수, 지영미 질병관리본부 면역병리센터장과 함께 출석해 "(지난 13일 WHO 보고에서) 추가 인력 투입을 권고했다.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사람 차출이 쉽지 않아서 권고가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군대를 동원하는 것까지 '권고'(recommend)하려다가 한국 정부가 잘 하리라 보고 (보고서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금방 종식되지 않는다면 기존인력의 휴식을 위해서 추가인력 투입하라는 권고사항이 지켜지는지, 아니면 다른 좋은 대안이 있는지 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날 특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여전히 의심이 되고 있는 메르스의 공기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지역감염, 공기감염에 대한 우려"라며 "지역감염의 가능성이 적다고 봐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해관 성균관대 교수는 "중동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규모였다. "며 "우리나라도 대비는 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지역사회 감염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메르스 환자의 전파력이 1명당 2~4명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은 "사우디에서는 한 명이 0.6~0.8명을 감염시켰는데 우리는 14번 슈퍼전파자까지 포함해 계산을 한 것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정 교수는 "공식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아마도 2에서 4사이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값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거칠게 도출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메르스 감염의 종식과 관련, "병원 감염의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성공적으로 끊지 못했다"며 "6월 중 종식은 힘들다. 7월까지 종식되면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도 "적어도 수주는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관리를 벗어난 환자 발견)이 멈추고 난 이후 수 주라는 의미다. 산발적 상황이 멈추지 않으면 계속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전현직 질병관리본부 출신 간의 이견도 이날 회의서 노출됐다. "변이 여부를 계속 파악하고 있는지,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의 염기서열을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남윤인순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지영미 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이긴 한데, 염기서열 분석이 어려워 세포배양을 통해서 했다. 나머지 것들도 하고 있는데 아직 성공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질병관리본부장 출신 이 단장은 "(지 센터장이 말한 결론들을 파악하고) 다른 측면에서 질본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준비가 잘 안됐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2년 전에 최초로 보고가 됐는데 알았으면 바이러스 배양 준비를 했어야 했다"며 "중국은 일주일만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 평상시에 투자가 안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다시피 질본의 권한은 역학조사 밖에 없다. 메르스 초창기에 (질본 자체적으로) 격리조치를 취하면 후유증 감당이 안 됐을 것이다. 그래서 머뭇거린 게 많이 보인다"며 "법령 체계를 정비해서 권한을 확대해야 조사가 제대로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