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자네도 기사쓰나?" 일베 글을 '기사'로 부르는 사람들

[the300][팬덤기획2부-정치팬덤의 시대]⑤황교안 팬클럽 '황대만' 첫 정모 취재 뒷이야기

해당 기사는 2017-03-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 "자네도 기사쓰나?"

지난 1일 황대만(황교안 대통령 만들기) 첫 정모장소에서 만난 한 노신사가 물었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터라 적잖이 놀랐다.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자네도 기사를 쓰냐는 말일세" 노신사가 다시 물은 다음에야 질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모에서 만난 회원들 가운데 일베의 게시글을 '기사'라 부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일베를 자신들의 소통창구로 여기는 동시에 언론의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어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참석자 중 한명은 "언론이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기사로 여론을 호도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탄핵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 때 일베에서 먼저 탄핵부당함에 대한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일베의 순기능은 95% 역기능은 5% 정도"라고 평했다.

# "5월3일. 장충체육관이라도 빌려 2만여명의 황대만 회원을 한자리에..."(백도한 황대만 대표)

'5월대선' '벚꽃대선' 얘기가 나오는 시국인데 왜 대선 막바지에 사실상의 발대식을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회원들과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뒤에야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12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황대만 회원들 대부분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없는데 인용될리 없지 않느냐는 게 그들의 인식이었다.

한 참석자는 "탄핵이 기각되면 박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한다"며 "업무 연속성을 위해 황 총리가 일정정도 총리직을 수행한 뒤에는 사퇴한 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녹음·녹화·촬영 불가"

황대만 첫 오프라인 모임이 있던 지난 1일. 아침 8시부터 한통의 문자가 날아왔다. 정모규칙을 담은 메시지 였다. '황대만'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된 팬클럽 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공개 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메시지를 받고 나자 괜히 긴장감이 몰려왔다. 녹음이나 녹화, 촬영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기자임을 밝히지 않고 팬으로 참여해 '팬덤 관찰기'를 작성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모 장소에 가보니 그제야 문자메시지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황교안 팬클럽 회원들은 여느 팬클럽과 달리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수행하고 있는 황 권한대행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결성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이날이 첫 정모였다. 태극기 집회에서도 '문팬'(문재인 팬클럽) '손가혁'(이재명과 손가락혁명군)처럼 깃발을 내세우고 모여서 함께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참석했다. 정모 '대리신청'도 받지 않았다. 한 사람이 20명의 참가비를 납부하며 참가신청을 한 경우가 있었는데 모두 반려했단다.

# "저는 대만인 입니다"

정모에 참석한 팬클럽 회원 구성은 다양했다. 법대 교수도 있었고 글로벌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을 지낸 뒤 은퇴한 분들도 있었다. 연령층은 대다수가 장년·노년층이었다. 그러나 20대 청년들도 서너명 있었다. 일부는 진짜 지지자였고 일부는 친구따라 온 경우도 있었다. 황 권한대행 지지자라는 한 청년은 "국무총리 시절부터 안정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대만 청년도 있었다. 최근 대만국적을 포기했다며 스스로를 '난민'이라고 칭했다. 황 권한대행을 지지해서 온 친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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