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는 우파정론" 黃대만 첫 정모 가는 길

[the300][팬덤기획2부-정치팬덤의 시대]④황교안 팬클럽 '황대만'…팬덤 관찰취재기 재구성

해당 기사는 2017-03-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가 동행 취재한 정치팬덤의 하루를 변해요(손가혁)씨, 안정감(황대만)씨의 하루로 종합해 지상 재구성합니다.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휴대폰을 들어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접속한다. '황대만'(황교안 대통령 만들기)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읽다보면 다음 행선지는 자연스럽게 일베로 향한다. 최근엔 조선일보도 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일방적이고 선동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언론들이 이런 여론을 조성하고 있을 때 꿋꿋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일베다. 감정적이고 거친 글들이 적잖지만 사실에 기반한 글이 점점 눈에 띈다. 일베는 2017년 우파의 '정론지'이자 '아고라'다. 걸러서 볼 줄만 안다면….

고교동문들로 구성된 네이버 밴드를 연다. 간밤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기사들을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인 모양이다. 밴드글 가운데 '박 대통령 탄핵 기각시 3가지 시나리오'라는 글이 눈에 들어온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거취와 맞닿아있다. ‘탄핵이 기각되면 박 대통령의 직무복귀를 돕는다. 일정 시간 후 총리직을 던지고 자유한국당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마음 같아서야 8:0 기각이나 각하 판결이 나오길 바라지만 5:3 정도로 기각될 거라 믿는다. 얼마 전 일베 ‘기사’에서도 봤듯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이 보수성향 아닌가.

'황대만' 페북 페이지에는 3·1절 태극기집회 참여자들이 서울로 출발했다는 인증글이 쏟아진다. 부산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오는데 약 150여명 이상이 자리가 없어 타지 못했다는 글도 있다. 자리가 없어 사람들이 관광버스 통로에 서 있는 사진도 보인다. 나라를 사랑하는 보수세력의 열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다. 최근 탄기국(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에서 성금을 독려하는 문자가 부쩍 자주 온다. 집회에 나갈 때마다 나를 비롯 수만명의 사람들이 성금을 내고 온다는데 도대체 왜 돈이 부족한지 모르겠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3·1절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집회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신도림역에서 고교 동문들과 조우한 뒤 함께 광화문으로 향한다. 광화문역을 나오니 애국자들의 피맺힌 절규가 귀를 때린다. 100명이 넘는 특검팀을 구성해 두 달 넘게 탈탈 털었는데 아무것도 증명된 게 없다. 증명된 것이라곤 '블랙리스트'뿐이다. 허나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도 문화단체 편향성은 있었는데 이 정도 '먼지'로 탄핵이라니 답답하다. 

광화문 사거리 모퉁이에서 '황교안 2017'이라는 책을 한 권 산 뒤 옆에 있는 탄기국 모금함에 성금을 낸다. 자발적 참여자가 많아지는 모습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나라를 위하는 마음에서다. 애국자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에 벅찬 가슴을 안고 황대만 정모 장소로 향한다. 

정모에는 아는 얼굴이 몇몇 보인다. 지난번 소규모 모임 때 만나 박 대통령에게 위로편지를 함께 보냈던 이들이다. 20대 청년들도 서너명 보인다. 그 중 한 명은 아직 대만 국적을 갖고 있지만 대만국적 포기신청을 해놨단다. 젊은 사람들이 기특해 보였다. 저런 젊은이들이 많아야 우리나라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모 분위기는 차분하다. 의도적으로 절제하는 느낌이다. 행여나 황 권한대행에게 누를 끼칠까 염려하는 것은 모든 회원의 공통된 마음이다. 별도의 준비된 행사없이 그저 지역별로 나눠 앉아 밥을 먹으며 서로 인사한다.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3명이나 나왔단다. 백도한 황대만 대표 얘기를 듣자니 1명 이름으로 20~30명씩 참가신청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들의 참가신청은 모두 반려했다고 한다. 

황 권한대행을 눈여겨 보기 시작한 것은 통합진보당 해산 때부터다. 검사시절 행보를 되짚어 보니 정권따라 신념이 바뀌는 부역자가 아니라 일관된 신념의 소유자 같다.  일부 주사파의 선동으로 인해 지금처럼 나라가 흔들리는 일은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 후배 녀석 한명은 황대만 뿐 아니라 경기고 동문들을 중심으로 황 권한대행 대통령 만드는 모임을 하고 있단다. 황 권한대행이 법률적 원칙하에 우리나라에 숨어있는 주사파 선동세력을 모두 척결해줄 거라 믿는다. 

우리 '황대만'은 조용히 물밑에서 활동 중이다. 아직 황 권한대행이 국정을 수행하고 있어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집회도 개별적으로 참석한다. 그러나 탄핵만 기각되면 50%의 중도표 중 이번 사태를 반신반의 하던 사람들이 다시 보수로 복귀할 게다. 그때는 황 권한대행도 대통령 권한을 박 대통령에게 이양한 뒤 대선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믿는다. 정모가 마무리될 때 백 대표가 말한다. “5월3일 석가탄신일, 장충체육관을 빌려 2만여명의 황대만 회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만들겠다. 우리가 나서 황 권한대행을 대통령으로 만들 차례다”.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으며 지하철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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