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연장·황교안탄핵 공조..'네탓' 책임론은 불씨

[the300]자유한국당만 "황대행 결정 존중" 나머지 정당, 황교안 성토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2.27 15:35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불승인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식당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국민의당 주승용,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정의당 노회찬 등 야4당 원내대표가 회동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머니투데이 기자
 박영수 특검 연장이 무산되고 28일 활동종료가 임박하자 27일 정치권은 득실 계산과 이후 대응마련에 분주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4개 정당은 공조, 특검 연장법 추진과 황 대행 탄핵에도 나서기로 했다.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황 대행 결정을 비판했지만 그 수위는 조금씩 달랐다. '황교안 체제'를 불러온 책임론 네탓 공방 가능성, 황 대행 탄핵에 대한 입장차는 야권 공조에 틈을 벌릴 수 있는 변수다.

황교안 대행은 이날 오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관련 검찰부터 해서 이미 오랜기간 수사했고 국정안정을 위해 특검 연장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은 일제히 이를 비난했다. 3개 당은 정의당과 함께 야4당 원내대표 회동을 긴급 소집,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4개 정당은 회동 결과 △3월 임시국회 소집 및 자유한국당에 촉구 △새 특검법의 적극추진에 뜻을 모았다. 기존 특검팀을 유지하는 방향이다.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는 다소 입장이 달랐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3당은 탄핵추진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앞서 긴급 의총에서 독자적인 탄핵 추진도 거론했지만 야권공조를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단 바른정당은 조만간 내부 조율을 거치기로 해 '야4당' 모두가 공조할지는 유동적이다.

윤관석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 열망과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역사적 2·27만행'으로 천인공노할 결정이고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특검기간 연장을 공언했다. 또 "황 권한대행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강도높게 황 대행의 결정을 비판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황 대행이 민심을 외면했고 국정농단의 '공범'임이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다만 두 사람은 '황교안 탄핵'을 거론하지 않았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만 탄핵을 적극 주장해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은 안철수 전 대표가 특검연장을 요구하고 황 대행에 대해 "국민이 탄핵할 것"이라고 쏘아붙이는 등 강경 대응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특검연장을 위한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자유한국당만은 특검연장 불수용을 환영하고 '황교안 탄핵'까지 거론하는 야권을 비난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불행 앞에서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탄핵된다면 그로 인한 국정마비와 국민적 혼란은 야당이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했다. 황 대행의 결정에 대해서도 "국정안정에 바람직한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존중한다"고 했다.

야권이 한목소리로 특검연장이나 황대행 탄핵을 말했지만 이후 대응에는 변수도 많다. 국민의당에선 '선 총리 후 탄핵'이라는 국민의당 입장을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아 탄핵 후 '황교안 체제'가 들어섰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특검연장 불허한 황교안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도 "선총리 후탄핵을 반대했던 민주당은 황 대행의 입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특검 수사기간 연장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 민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전 대표도 "민주당은 총리 임명 문제를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며 라를 바로 세우는 것보다 자신들의 권력획득을 먼저 생각하는 지극히 당리당략적인 결정이었다"고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야권으로부터 특검연장법 직권상정 요구를 받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입법기관인 국회는 그 어느 기관보다 법의 원칙과 절차의 정당성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권상정을 거부했다. 단 "국회는 법과 원칙의 준수라는 국회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되,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 구성원들은 여야를 떠나 정의의 가치를 지키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특검연장 거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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