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하노이]文 포기는 없다, "미·북 대화 반드시 완전타결"

[the300]3.1절 기념사에 담긴 '협상왕 문재인'의 포기하지 않는 법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9.03.01 16:36

포기와 완전타결 사이.

'노딜'로 끝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포기'가 있지만 문 대통령이 선택할 리 없고 선택할 수도 없는 옵션이다.

그 반대 방향의 '완전 타결'이 유일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 이 같은 입장을 담아냈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이라며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진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두 정상 사이에 연락 사무소의 설치까지 논의가 이루어진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의 후폭풍은 시간표 수정으로 나타난다. 북미 하노이 공동선언→대북 제재 완화→남북 경제협력의 선순환은 당분간 미뤄둬야 한다. 금강산 관광 등 경협 재개의 꼭지를 따는 현장으로 유력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4차 남북 정상회담)도 북미간 협상 재개 전까지는 예단할 수 없다.

문 대통령에겐 위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여기서 기회를 보는 듯하다. 정치외교적으로 실점은 분명하지만 중재자로 다시 뛸 운동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문 대통령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과 대화해 달라"고 했다.

당장 남북 정상간 친서교환과 이를 위한 대북 특사 파견, 정상간 직접 만남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무산 위기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깜짝 정상회담으로 출구를 찾은 사례도 있다. 국가정보원 채널이나 고위급 라인간 소통도 가능하다.

물론 미·북에 일단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보면 문 대통령은 당장 서두르기보다 중재카드를 면밀히 다듬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내부에서 보는 문 대통령의 힘은 "낙관이 아니라 냉정한 판단"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여태 지속한 동력은 장밋빛 낙관론보다는 냉정하리만치 계산적인 외교와 이해 계산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추면 희망과 낙관은 판이하게 다르다. 희망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내포한다. '의욕상실'과도 거리가 멀다. 게다가 타결이 아닌 '완전 타결'을 강조한 것은 어중간한 합의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짚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 마지막 부분에서 "지난 100년의 역사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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