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란 방문, '제2 중동붐' 계기…경제재도약 모멘텀"

[the300] (상보) 朴대통령, 귀국길 기자 간담회… "이란 대통령 '북핵 반대'…北·이란 관계상 이례적"

테헤란(이란)=이상배 기자 | 입력 : 2016.05.04 11:02

이란식 히잡(이슬람 복장) 가운데 하나인 '루싸리'를 머리에 두른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이란 방문이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이것이 수출도 회복하고 경제재도약도 이룰 수 있는 모멘텀이 되도록 많이 챙겨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흘간의 이란 국빈방문을 마치고 4일 귀국한 박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테헤란 메흐라바드공항에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이륙 직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경제가 어려우니까 우리 기업인들도 어려운 상황에 접해 있지만, 옛날을 돌아보면 한참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열사의 나라로 중동 진출을 해 나라 경제를 다시 살린 저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 권력서열 1·2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호자토레슬람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2일 연쇄회동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번에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처음 방문을 해서 두 나라 사이에 새로운 협력 관계를 잘 구축하자는 데 대해 아주 확고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그분들이 한국과 아주 다양한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희망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 방문을 계기로 체결한 MOU(양해각서) 66건은 굉장히 다지고 다진 것으로 우리가 꼭 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프로젝트도 371억달러(42조원) 정도 되고, 1대1 기업 상담회에서도 5억4000만달러(6100억원) 정도 계약을 체결해 저로서도 보람있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이 (2일 한·이란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핵개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얘기했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것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며 "한반도 정세에 불안감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전통적으로 북한과 상당한 우호적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이런(북핵) 부분에 대해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고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아마 이번 방문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로하니 대통령과 공동성명까지 발표하며 (북핵 등) 모든 문제에 대한 얘기가 끝난 다음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만난 것도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반미·반제국주의 노선을 공유하는 북한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이어왔다. 1989년 5월에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당시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분은 이란의 최고 목표는 어떻게 해서든 경제부흥을 하는 것이고, 여기에 모든 우선순위를 두고 이란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자연히 경제발전 경험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고, (그분이) 유머도 있어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이 상당히 우리 문화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고 있어 이들과 만나면서 (TV 드라마) '대장금', '주몽'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며 "앞으로 이란과 협력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 이런 우리 문화에 대해 지도자가 친밀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란 방문 성과에 대한) 후속조치들을 해나가는 데 있어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며 "한국 식당도 이란에 세웠으면 좋겠다는 제의도 있었는데, 그런 분야에 진출 하려는 민간이 있으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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