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경쟁이 곧 정치공감...'4人4色' 성장론

[the300]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문재인·안철수·박원순·안희정 '시너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출범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5.4.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이 개최한 정책엑스포는 야권 대권주자 4인의 정책경쟁을 통해 성장담론을 야권의 화두로 끌어안는 데 성공했다. 저마다 차별화된 경제해법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각 대권주자의 경쟁력을 과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거뒀다. 

경쟁의 틀 안에서도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분배 문제의 개선, 법인세 인상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공통된 방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대권주자 간 이전투구 대신 건설적 대안 모색의 모습을 선보여 정치적 시너지를 내는 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성장론' 한목소리…새정치민주연합 정체성 확인

분배가 아닌 성장을 어젠다로 삼아 발전적 정책대안 능력을 각인시켰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로 평가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란 야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수권정당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워 최저임금 인상에 목소리를 높인 것이 불을 당겼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제시했던 '혁신성장'을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의 '공정성장'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복지와 관련한 지방행정 경험을 토대로 복지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실사례로 확인시켰다.

성장에 대한 각론은 조금씩 달랐지만 분배와 복지, 증세 등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방향성이라 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했다는 점도 의미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각각 조세정의와 공정한 분배를 위해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안 의원과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는 고용 창출과 성장의 토대가 되는 생산적 복지에 한목소리를 냈다.

경남도청의 무상급식 중단 논란과 관련해 이들 4인의 대권주자 모두 비판적 입장을 밝히며 복지가 시혜가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대권주자 간 성장론을 대립 관계로 서로에 대한 비판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공통된 정책과제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 효과가 더 컸다"고 평가했다.

◇포용의 문재인·경제의 안철수·'일잘하는' 박원순·안희정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7일 정책엑스포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공정성장론 핵심 내용. 자료 출처 안철수 의원실

이번 정책엑스포에서는 각 대권주자들의 강점이 적절히 발휘됐다.

안철수 의원은 경제성장의 해법과 관련 정책과제에 대해 가장 구체적이고 완결성 높은 대안을 제시해 최고경영자(CEO) 출신 경제전문가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공정한 제도를 바탕으로 혁신 성장과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가 어우러져 일자리 창출과 소득불평등 해소, 경제성장이 선순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혁신 성장의 방안으로는 시장구조개혁과 신산업전략, 북방정책을, 공정분배 방안으로는 시장감시 강화와 일자리창출을 통한 사전적 분배, 비정규직 문제 개선 등의 세부 과제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10대 정책적 과제를 추려 이를 입법화로 이어간다는 계획도 이미 세웠다.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맞는 방향이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기업이 할 일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수단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비해 공정성장은 정부에서 의지를 갖추면 추진이 가능하다"면서 비판적 시각과 함께 소득주도 성장론과 공정성장론의 조화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경제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다른 대권주자들이 제시하는 성장론에 귀기울이며 당 대표로서 당내 비노(비 노무현)계를 끌어안는 포용 행보에 힘을 실었다.

안 의원의 강연에 참석해 한 시간 가까이 경청하고 강연을 들은 소감으로 "9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컨닝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자신과 다른 주장을 기꺼이 수용하는 열린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서울시와 충청남도의 성과 사례를 통해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가능성을 보여주고 '일 잘하는 지방정부 수장'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복지 예산을 늘리고도 생산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가 증대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안 지사는 ‘3농 혁신’을 비롯한 충남도정의 핵심정책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 등을 적극 홍보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미래연구소 창립식 및 창립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15.3.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는 곧 정책, 정책이 곧 정치"

이들 유력 대권주자들이 일제히 성장담론을 꺼내 든 것은 전통적으로 야권이 성장보다 분배를 우선해왔던 데서 탈피해 외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성장론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앞으로 정치적 승부처가 이념 논쟁에서 경제정책 문제로 옮겨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 기조강연 패널로 참석했던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경제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은 사업이라도 정치 지도자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으면 온갖 수단을 통해 추진하게 된다"며 "경제란 것이 경제전문가가 순수하게 바라보고 대안을 내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종호 교수는 "정말 냉철한 지식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정치지도자가 국가경제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핵심"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당파적 이익에 내몰리지 않고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정책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관련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