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새누리당, 방탄국회 스스로 입증"

[the300]새누리 "개별 의원 판단" vs. 새정치연합 "집권 여당의 오만"

황보람 기자 | 입력 : 2014.09.03 17:09

철도비리 의혹을 받고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체포동의안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철도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데 대해 야당은 여당이 자당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자인한 셈이라며 새누리당을 몰아세웠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표결에 참여한 새정치연합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졌던 것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의원 대부분은 반대한 것"이라며 "방탄국회는 없다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오늘 할 말이 없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이야기 했던 특권 내려놓기와 혁신, 원칙은 어디로 실종됐느냐"며 "158석의 집권 여당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유은혜 대변인도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이 얼마나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일삼는 당인가 알 수 있다"며 "오늘 행동도 오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입장에서 자기 당을 보호하고 스스로 방탄국회를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자당 의원이 억울하게 구속된 상태에서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 '찬성'에 이견이 없어 이를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재윤 새정치연합 의원은 '입법로비'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부결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일관적으로 '방탄국회는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김현숙 새누리당 대변인은 "의원들의 체포를 막기위해 의회 일정을 잡지 않는 게 방탄국회"라며 "새누리당은 원칙대로 당론 없이 (표결을)개별 의원 판단에 따랐다"고 말했다.

국회 의안과에 따르면 이날 표결에는 새누리당 의원 136명과 새정치연합 114명, 비교섭단체 의원 6명 등 총 256명이 참여했다. 송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는 찬성 73표, 반대 및 기권 무효표가 150표로 집계됐다.

표결을 분석해 보면 새누리당 의원 뿐 아니라 야당 의원 상당수도 반대나 기권표를 던진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새누리당 출석 의원 전원이 반대 및 기권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야당에서 나온 몫은 14표가 된다.

김 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해서 당론으로 감싸는 일은 전혀 없었다"며 "개인 의원들은 개별적인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결과를)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수사가 불구속으로 진행되겠지만 엄정하게 진행돼 유죄인지 무죄인지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본회의 개의 전 새누리당은 비공개 의총을 갖고 송 의원의 소신발언을 미리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의원 2명이 지지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개인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라 (구속 시)의정활동을 할 수 없어 지역 주민들의 주권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석한 우리당 의원들이 전부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실제 표수에 미달한다"며 "그 부분(부결)에 대해서 당혹스럽다.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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