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무성 체제 조기안착…당청 '수평적 협력' 시동거나

[the300]이정현 역할론 주목, 김 대표 "편가르기 정치 배격할 것"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4.07.31 12:16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원구 원내대표가 30일 저녁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7.30 재보궐선거 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 2014.7.30/뉴스1
새누리당이 7·30 재보선에서 15곳 중 11곳 승리라는 압승을 거두면서 이후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쥐게 됐다. 국회 안정적 과반의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전당대회로 갓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가 안착, 순항할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자만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재보선 민심은 경제살리기 등 '민생'에 있는 만큼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긴밀한 당청 호흡을 바탕으로 경제 법안 등 산적한 현안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보선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낮은 자세' 기류가 뚜렷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민께 감사드린다"면서도 "정부여당이 잘했다고 표 준 게 아니라, 잘못을 거울삼아 지금부터 잘 하라고 다시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승이 자력으로 이룬 게 아니란 것을 잘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보선 승리동력을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가 너무나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보수혁신, 새누리당 혁신, 국가대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공정한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온몸 던질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당 혁신에 매진하겠다"며 "국민은 '다음이란 없다'는 경고를 주셨다고 이해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선거결과에 대해 "더 큰 힘으로 변화와 혁신을 강하게 추진해달라는 국민적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세월호 사고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무능한 대응의 원인을 찾고, 그런 배들이 왜 떠다니게 됐는지 규명하고, 셋째 이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할 만한) 제2 제3의 유병언이 나타나선 안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이 승리 자축보다는 겸허한 자세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체감경기 등 민생이 녹록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김무성 체제가 예상보다 빨리 안착하게 된 것도 민생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따라서 당분간 여당이 청와대를 견제하기보다는 당청이 더 긴밀히 소통하면서 국정과제 추진에 함께 드라이브를 거는 협력구도가 전망된다. '수평적 당청관계'를 지향하더라도 그 의미는 당이 청와대 독주에 제동을 걸기보다, 당청이 적극적으로 민심을 공유해 국정에 힘을 더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인사 등 현안에 대해) 당청간 사전 조율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정현 전 정무수석의 호남 당선은 청와대의 국정장악에 동력이 될 뿐 아니라 당청간 호흡에도 계기가 될 수 있다. 당장 호남몫 지명직 최고위원에 이정현 당선자가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변의 주인공 이정현 당선자에 대해 "우리나라 제일의 망국병을 지역감정이라고 하는데, 순천곡성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준 데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정현 후보 승리를 계기로 호남인들에게 더욱 열린 마음과 자세로 다가가고, 지역갈등 조장이나 편가르기 정치를 단호히 배격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한 국민 대통합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정현 당선자에 대해 "1988년 소선거구제 전환 이후 여당의 이런 승리는 처음이라고 한다"며 "새누리당이 정치혁신, 국가혁신, 민생회복의 길을 뚜벅뚜벅 헤쳐나가라고 국민들이 격려와 책임을 함께 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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