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가 이끄는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이 24일 주요 경제정책들을 새롭게 내놨지만 국회 통과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야권이 알맹이는 없는 ‘낙제 정책’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국회 통과가 필요한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주요 정책들이 당장 실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방향 평가'를 통해 새 경제팀의 내수활성화·민생안정·경제혁신 과제가 기존 정책만 포장했을 뿐 대선공약에서 후퇴했거나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이 특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크게 6가지다. △편법적 기금 동원 △과제없는 경제민주화 △흉내 뿐인 가계소득중심 경제성장 △조삼모사식 노동정책 △가계부채 외면한 부동산 대출규제완화 △뜬구름 잡는 창조경제 등이다.  

김영길 새정치연합 정책실장은 "가계소득 증대나 생활비 경감 정책은 빠지고 구체적 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다"며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장밋빛 공약만 남발했다”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들 6개 사안들과 관련된 예산안과 법률안은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여야 동수로 구성된 조세소위를 통과해야 하는 법안은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의 입장에 반하는 법률안도 각 상임위에서 논의안건으로 삼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기업소득환류세제'라는 이름의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은 소득세법,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손봐야 한다. 야당은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등에서 아예 논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 정책이 개인 보다 외국인이나 기관, 대기업의 배만 불려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윤호중 새정치연합 제2정조위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30%를 차지하는 외국인과 35%를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그리고 나머지도 대기업에 집중돼 있어 기업배당소득 확대 정책에 따른 가계소득 증대 효과는 미미하다”면서 “근로자 소득 증대에 절실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고령층 소득기반에 필요한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이 오히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는 정책들은 정부가 밀어부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기금(6조6000억원)이나 재정집행률(2조8000억원) 등을 활용해 11조7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도 국회 의결 사항이 아니다. 

야당은 이들 사안에 대해서도 철회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40조원 국가 부채 늘었고 가계부채 1000조원에 이르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과 재정지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부자감세 철회를 통해 세원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DTI, LTV 완화에 대해, "추가대출을 통해서 집을 살 수 있는 고소득층과 강남권에 효과가 집중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이로 인해 실매매와 상관없이 수도권 전반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집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빅 푸시’(Big Push·힘 실어주기)가 필요하다며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경제활성화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우리나라도 일본식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이럴 때 '빅 푸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DTI, LTV 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자칫 대출규제 완화가 서민들의 빚 확대나 금융기관의 부실대출 증가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면서 "정부당국의 유기적이고 세밀한 정책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