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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4.04.09.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제22대 총선 참패에 따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고위 참모진 전원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시작으로 인적 쇄신이 시작됐다. 집권 여당으로서 헌정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만큼 국정운영 방식 등에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범야권은 190석을 넘었고 국민의힘과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는 개헌저지선(101석)을 간신히 넘는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과거 1950년대 등을 제외하고 역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110석도 안 되는 경우는 없었다. 지난 2년 거대 야당에 입법권을 내줬던 윤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3년 이상 남은 임기도 국회 주도권을 뺏긴 채로 보내야 한다.

총선에서 차가운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에 야당에도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의 총선 발언과 관련해 '야당과 협조,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하셔도 좋다"고 답했다.

인적 쇄신도 불가피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선거 결과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국민의 뜻을 받들자면 국정 쇄신이 당연하고 쇄신한다는 건 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며 "그래서 비서실장, 정책실장, 전 수석들, 대통령께 사의 표명했다. (한덕수) 총리께서도 구두로 사의 표명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국가안보실은 일괄 사의 표명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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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22대 총선 결과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발표하기 위해 이도운 홍보수석, 김수경 대변인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및 수석비서관 전원이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024.4.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윤 대통령은 조만간 사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패배에 따라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이 개편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 고위 참모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이번 총선 결과가 충격적 패배라는 의미다.

과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2016년 당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하자 사의를 표명한 이병기 비서실장을 이원종 실장으로 교체했다. 정책조정수석과 경제수석 등 일부 자리도 바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지자 이를 계기로 정세균 총리 자리에 김부겸 총리를 지명하고 장관 5명, 일부 청와대 수석 등을 개편했다.

인적 재편을 시작으로 국정운영 방식 전반에 걸친 변화가 모색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선거 시작 전부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다 대통령의 그동안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고 생각한다"며 "총선의 결과에 대해서, 원인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되돌아보는 시간이 곧 있을 거로 생각하고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무와 홍보 등을 포함한 소통 분야 전체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능별로 나눠진 특정 수석실이나 부처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전체를 관통하면서 조율하는 소통 컨트롤타워가 작동하지 못한 탓이 크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각종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제때 대응하지 못했던 게 쌓여서 결국 '불통'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는 비판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각종 개혁 등 굵직한 국정운영의 큰 방향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오히려 독단적으로 여겨지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며 "임기가 아직 3년 넘게 남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