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석' 녹색정의당 몰락...20년만에 국회 진입 실패 "새 진보정치 모색"

[the300]

오문영 | 입력 : 2024.04.11 11:14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있다. 2024.04.11.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녹색정의당이 20년만에 원외 정당으로 밀려나게 됐다. 심상정 원내대표 등 지역구 출마에 나섰던 이들이 모두 낙마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의석 배분을 위한 최소 득표율인 '3%'를 얻지 못하면서다. 선거대책위원회는 패배를 인정하며 반성과 성찰을 거쳐 새 출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녹색정의당은 유권자분들이 보여준 준엄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부족하고 모자랐던 점을 더 성찰하고 철저하게 혁신하겠다. 오늘 이후 전당적 토론과 실천, 차기 지도부 구성 등을 통해 새 진보 정치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녹색정의당은 4·10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5선 도전에 나선 심상정 경기 고양갑 후보는 김성회 민주당 후보(44.2%),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6.3%)에 밀려 18.6% 득표율의 3위로 낙선했다. 비례대표 현역인 장혜영·강은미 후보도 각각 서울 마포을과 광주 서을에서 패했다. 비례대표 역시 득표율 3%의 벽을 넘지 못해 0석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녹색정의당은 비록 원내진출에 실패했지만, 녹색정의당이 고심해서 만든 정책들이 22대 국회에 반영되도록 연대하겠다"며 "녹색정의당이 주도하고 입법을 매듭짓지 못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을 비롯한 주요 민생 입법이 22대 국회에서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이어 "녹색정의당이 비록 이번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하진 못했지만, 많은 언론과 학계 및 전문가집단에서 녹색정의당의 정책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22대 총선은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한국 사회의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가기 위한 녹색정의당의 진보정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원과 지지자를 향한 감사와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녹색정의당을 선택해주신 60만9313명의 유권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17명의 지역구 후보를 선택해주신 유권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며 "녹색정의당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응원 속에서 저희는 다시 출발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조금 더 힘든 여정을 가야 한다"며 "세상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녹색정의당에 애정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 성찰과 혁신으로 다시 시작할 녹색정의당에 변함없는 지지와 애정어린 질책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김찬휘 녹색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후국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득권 양당으로부터 독립한 독자적인 진보정당의 원내진입에 실패했고, 사회적 약자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다양성 국회를 만들지 못했다"며 "녹색정의당에 보내주신 성원과 지지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오는 5월 녹색정의당 차기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대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는 대표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선거 결과에 대한 더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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