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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대통령실이 20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관련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발언에 대해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대량학살, 심각한 전시 국제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은 이 전쟁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제 무기 공급이 이뤄지면 보복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또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 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국이 해오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에 변화가 없다"며 "인도적, 재정적 지원은 작년보다 올해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내법에 바깥 교전국에 대해 무기 지원을 금지한다는 법률조항은 없다. 외교부 내부 훈령 어딜 봐도 교전국 무기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며 "우리가 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자유 수호에 적극 동참해야 함에도 한러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충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상식적 원론적인 대답이었다. 국제사회가 모두 심각하다고 여길 만한 인도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한국도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코멘트한 격이 됐는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는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기도 하다. 거꾸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전제가 있는 발언에 경고성 입장을 밝히며 불쾌함을 표출한 러시아 측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한국전쟁 후 서양 우방국의 도움으로 발전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마땅히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1965년 6.25전쟁을 맞아 자유 세계가 달려와 한국의 자유를 지켜주고 한국이 번영하는 계기를 마련해 지난 70년간 한국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고 그 누구도 기대하거나 예측하지 못한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며 "우크라이나가 지금 그런(과거 우리의) 처지에 있다면 한국이 글로벌한 시각에서 국제사회의 도움받은 고마움을 되새기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달 26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할 것인지 논의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에 대해선 "상대방이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말하는 것은 거기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뜻"이라며 "한중관계는 상호존중과 호혜 원칙에 따라 서로 정치시스템이 다소 상이해도 이미 약속한 규범을 지키고 국제사회의 룰을 철저히 지킨다면 필요한 대화와 협력을 적극 확대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