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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2019.08.30.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
북한이 29일 14기 2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회주의헌법을 수정보충했다. 김 위원장 불참 속에 예상했던 대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으나 '김정은 체제 강화'가 북한의 향후 정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14기 2차 최고인민회의 '국무위원장과 국무위원회 강화'가 핵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30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2차 회의 특징 분석' 자료에서 '국무위원회 중심의 김정은 국가권력체계 강화'를 이번 최고인민회의 내용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국무위원장을 대의원직에서 분리해 법적지위를 강화한 게 대표적 예다.
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된 사회주의헌법은 "국무위원장은 전체 조선 인민의 총의에 따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하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는 선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했고, 최고인민회의의 소환권을 언급하지 않아 소환권 자체를 없앴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앞서 김 위원장이 제14기 대의원 명단에서 제외된 데 따른 후속 작업의 일환이다. 이전처럼 국무위원장이 대의원을 겸하는 구조를 바꿔 국무위원장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한 것이다. 국무위원장이 대의원을 겸하면 상임위원장과 일종의 상하관계에 있는 구조로 여겨질 수 있는데 이럴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아울러 최고인민회의 법령과 국무위원회 중요 정령·결정 공포권, 외교대표 임명권과 소환권 등 이전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보유했던 권한을 국무위원장에게 이관했다. 전략연은 이 조치가 "정상국가화 조치의 연장선인 동시에 해외대사들의 위상과 책임을 강화해 외교고립을 탈피하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헌법수정은 4월 열린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 때 단행한 헌법 개정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걸로 파악된다. 최고인민회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최고영도자이다'라고만 돼 있던헌법을 4월 개정해 '국가를 대표하는'이란 문구를 넣었다. 이는 실질적 최고권력자 김정은 위원장의 법적, 대외적 국가수반 지위를 확고히 한 것으로 평가 돼 왔다.
국무위원장 뿐아니라 국무위원회의 힘도 확대했다. '우리식 국가관리체계 완비'라는 표현에서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의 신설이나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설명이다. 또 헌법 109조2항(국무위원회는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 국무위원회 결정, 지시집행 정형을 감독하고 대책을 세운다) 집행을 위한 관리기구 필요성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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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12일 만수대의사당앞에서 새로 구성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며 노동신문이 13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2019.04.1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
◇최고인민회의 이례적으로 '8월'에 연 배경은=전략연은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8월에 개최한 배경에 상징적 의미 뿐아니라 9월부터 주요일정으로 지도부가 바빠질 수 있는 실질적 이유가 있다고 봤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회의 후 약 4개월 여 만에 열렸다. 1년에 두 번 소집자체가 드문데다, 김정은 집권 후 연내 두 차례 최고인민회의를 연 2012년, 2014년에도 두번째 회의가 모두 9월에 열렸다는 점에서 8월이란 시점이 이목을 모았다.
우선 전략연은 이 즈음 개최를 한 이유가 다음달 9일 정권창건일 전 국가기관 정비 완수를 통해 국무위원회 중심의 국가권력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지난 4월 14기 1차회의에서 완성되지 않았던 세부적인 법적지위와 권능 정비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다.
아울러 2차 회의 개최일이 경술국치 109주년에 맞춰 국무위원장 및 국무위원회 권한강화를 국력과 연계하려는 의도도 담았다고 추정했다. 노동신문이 최고인민회의 개최 당일 정론 '조선의 힘'을, 30일 '조국의 존어과 국력을 만방에 떨치시며' 등을 연달아 보도한 점 등을 보면 이를 연계하려는 메시지를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9월 중 주요 일정이 많아 지도부의 일정이 여의치 않은 점도 8월 개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10월 1일 신중국 수립 70주년과 10월 6일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9.9절 행사 준비 직후 대형행사를 준비해야 하는만큼 9월 중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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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선중앙TV는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해 주모사를 했다고 밝혔다. 2019.07.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
◇조직개편은 최소화…김영대→박용일로 '세대교체' = 조직개편의 경우 14기 1차 회의를 보완하는 최소한의 개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헌법 수정보충과 함께 조직개편을 다뤘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소환(해임), 박용일 대의원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보선, 평안북도 인민위원회 위원장 장세철 대의원의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회 위원 보선, 김재룡 내각총리 제의에 따라 손영훈이 내각사무장으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 전략연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김영대에서 1960년대 중반생인 박용일로 교체했다는 분석했다. 또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당연직에 따른 교체라고 평가했으며, 내각사무장에 임명된 손영훈이란 인물은 강관주 전 대외연락부장의 사위이자 손성필 전 주러대사의 아들로 내각 무역담당 부부장, 내각 재정경리부 부장을 역임한 인물로 소개했다.
한편 북한은 김 위원장 불참 속에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보고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사회주의헌법 일부 수정보충과 조직문제를 다뤘다고 소개했다.
북미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시점에 소집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당초 예상과 다르게 대미, 대남 등 대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고, 내년 종료될 예정인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관련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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