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깜짝 방문' 시도는 날씨 때문에 실패했지만, "두 정상 간 우의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전 전용 헬기를 타고 DMZ로 향하던 중 중국발 황사와 안개 등 악천후로 착륙 상황이 여의치 않다 중간에 회항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날씨 때문에 DMZ 부근까지 헬기로 이동했다가 차량으로 환승해 DMZ에 도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취소를 듣고 복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출국 등으로 일정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양 정상의 DMZ 동행은 무산됐으나, 문 대통령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단독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서 DMZ 방문과 관련한 일정 제안들이 있어서 고민 중이었다'고 호응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DMZ 방문을 확정한 데엔 문 대통령의 DMZ 동행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의 즉흥적인 행동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부터 DMZ 방문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의 단골 방문지인 DMZ 대신 평택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다고 알려지자 이것의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안전 문제' 때문이라는 추측부터 북미 간 '말폭탄'으로 인한 긴장관계 때문이란 설까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돼 백악관이 "시간적 제약 때문"이라고 해명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가 직접 캠프 험프리스를 목격하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게 한 건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DMZ를 직접 둘러보는 것은 현재진행형인 남북 대치상황을 실감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 정상이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이 때 DMZ를 방문하는 것만으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실제 북한에 고강도 '말폭탄'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이 DMZ 깜짝 방문을 계획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은 심리적 위협을 느겼을거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날씨 때문에 DMZ 방문이 무산된 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의미 부여에 분주한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짙은 안개를 뚫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10분 단위로 비무장지대 방문 의지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베스트클릭
- 1국민연금 보험료 9→13%?...윤 대통령 말대로 다음 국회서 결론날까
- 2친박 '어당팔' 황우여, 총선 참패 국민의힘 구원투수로[프로필]
- 3尹 "연금개혁, 다음 국회서" 발언에…복지부 "지금 안 한단 뜻 아냐"
- 4'보험료 4%p' 올리는 연금개혁, 윤 대통령 말대로 다음 국회에서?
- 5선 넘는 일본, 네이버에 '라인' 매각 지시…외교부, 日과 물밑 접촉
- 6외교·국방장관, 호주 총리 예방…방산 협력·인태 전략 논의
- 7윤석열-이재명 첫 회담에…국민의힘 "협치의 물꼬 텄다"
- 8조태열 외교장관, 중국 방문 추진…한중관계 개선에 주목
- 9이준석 "'채상병 수사' 박정훈 대령 무죄 나오면 정권 내놔야"
- 10거침없는 트럼프의 입…또 주한미군 철수 시사, 韓美 협상 뒤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