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구본준·손경식·권오준의 '배터리 전쟁'

[the300]文, 정용진에 "테슬라 1호 고객이죠"…中 사드보복 등에 관심 보여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7.27 20:21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2017.07.27.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27일 청와대에서 전기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놓고 열띤 대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초청, 맥주를 곁들여 환담하는 중 한국의 배터리 기술이 세계적이지 않느냐고 하자 업계는 중국이 한국업체들의 진입을 막는 등 애로가 있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대화의 시작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소비 경기에 대해 말하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사드 충격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정 부회장은 "저희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 없고요. 경쟁사는 (의존도가) 높다"면서도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중국 손님이)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 (관광객 규모가) 완전히 죽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그거는 하여튼 아직은 완화되는 기미가 없네요"라며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를 우려했다.

그러자 구본준 부회장이 "저희가 배터리 하는데요. 전기차용이요, (중국이) 아예 일본 업체 것은 오케이. 한국 것은 안 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다"며 "중국 차에 (한국산 배터리를) 못 판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부분 몰라도 배터리 만큼은 세계적 경쟁력 있지 않느냐"고 했지만 구 부회장은 "중국이 중국산 배터리 키우려고 일본은 와도 된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가면 중국 로컬 경쟁력 떨어지니까 아니면 돈으로 줘야 하니까 한국업체 못들어오게 명문화(한다). '무슨 모델은 안 된다' 그런다"고 답했다.

손경식 회장도 "베트남도 그런 압력 있는 모양이던데. (중국과) 사이 안좋으니까"라며 "중국이 원래 그래요. 머리를 써서"라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준 회장도 대화에 참여, "배터리는 LG 삼성이 만들지만 거기 들어가는 양음극재는 (우리가 만든다)"라며 "새로 사업 시작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도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 하면서 약간 좀 수소차 쪽에 비중 뒀다"면서도 "전기차 하면 (그 부분에) 집중하면 빠르게 배터리 기술 금방 따라잡을 것이다. 배터리 같은 게 (기술이) 괜찮기 때문에"라고 기업 대표들을 격려했다.

구 부회장은 "LG하고 현대차 같이 협력해서 배터리 같이 하고, 저희들 현대차에 공급 많이 하는데 중국형 모델 중국 정부가 막으니까 우리 배터리가 (중국 현지) 현대차에 못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편 전기차 관련 "전기차 얘기 하니까 정용진 부회장 테슬라 1호 고객 아닌가요"라고 관심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저희가 (국내) 1호로 매장 유치했는데 잘 하려고 애쓰려고 하니…한 번 타본 적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타느냐"고 묻고 정 부회장은 "380킬로미터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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