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안경환 이슈'에 당혹…내각 인선 마무리 앞 '암초'

[the300]인사·민정라인 책임론 대두하나

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06.16 10:36

빠르게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려던 청와대가 '안경환 암초'를 만났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여성관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사귀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 신고를 하려고 했던 과거까지 문제가 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16일 현재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제외한 모든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확정한 상태다. 장관급도 금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발표를 앞두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 내에 인선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청와대가 후속 인선을 계속 진행하기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안 후보자는 저서와 기고문 등을 통해 성매매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왜곡된 여성관 논란에 시달렸다.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한 글도 문제가 됐다.

특히 전날 밤 언론보도를 통해 과거 사귀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일방적으로 혼인 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이 선고된 것으로 알려지자 자질 논란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 후보자 관련 문제에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여성을 주요 요직에 임명하는 등 성평등에 앞장서 온 새정부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또한 여성관 논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청와대가 언급해온 '24시간 검증체제'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는 그 어느 정부 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 검증을 진행했다고 주장해왔다. 민정수석실과 인사수석실의 경우 매일 야근을 하며 후보자 검증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보자의 저서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몰랐다면 무능하고, 후보자의 여성관을 알고도 강행했다면 더 문제'인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했다.

청와대는 일단 안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안 후보자의 경우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직 사퇴를 거론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자회견 이후의 민심동향을 지켜본 후 추후 내각 인선을 진행하겠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날 중 장관급 인선 발표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침 회의에서는 이날 오전 11시에 안 후보자의 기자회견이 있다는 얘기만 나왔다. 인사·민정라인이 안 후보자의 의혹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기자회견 이후 입장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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