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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2017.6.8/뉴스1 |
언제나 실세였다. 실세가 아니었대도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차관급)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식적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있지만 경제관련 각 부처를 조율해 현안 대응을 주도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경제수석을 꼽는다. 경제수석은 실물경제를 파악하고, 경제계와 청와대, 부처와 청와대를 연결하는 가교이자 소통창구도 했다. 경제수석이 올리는 보고서는 대통령이 경제를 읽는 '창'이 됐다.
그랬던 청와대 경제수석의 역할과 위상에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인선하지 못하는 자리가 되면서 더 눈길이 쏠린다.
◇전문성+대통령 접근성, 靑 파워맨= 이명박·박근혜정부서 경제수석은 거시-금융-산업-실물 등 정부 경제라인을 집약, 조율하는 자리였다. 경제상황을 좌우하는 가계부채, 부동산 위기를 정교하게 다뤘다. 자연히 거시경제를 조망하는 실력과 행정력, 정치력도 갖춘 인재 중의 인재여야 했다.
장관이 곧 대통령의 해당분야 비서(Secretary)가 되는 미국과 달리 청와대에 수석, 비서관 등 층층이 관련 업무자가 있는 한국적 구조에서 특히 그렇다. 대규모 건설·인프라 확대 프로젝트는 경제계 협조없이 진행하기 어려운데 그걸 풀어내는 창구도 경제수석이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경제교사 역할도 해 왔다.
이러다보니 경제수석이 관가나 시장에 경제수석이 갖는 영향력은 차관급 이상이다. 대통령비서실 내 위상도 비서실장을 제외하면 수석급 가운데 선임으로 평가됐다. 경제수석은 스타 등용문이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 박승 수석, 이명박정부 김중수 수석 등 경제수석을 거쳐 한국은행 총재가 되기도 했다. 경제적 식견에, 경제수석 업무까지 파악했으니 정부는 물론이고 학계 정치권도 러브콜이 쏟아질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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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 발표 기준./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경제학자 or 경제관료 = 이명박정부의 경우 초대 비서실에 비서실장 류우익 교수, 경제수석 김중수 교수 등 학자를 중용했다. 박근혜정부는 정통 경제관료인 조원동 수석을 초대수석에 발탁, 안정성을 꾀했다. 문재인정부 역시 경제수석은 일단 경제 관료일 가능성이 있다. 여태 발표된 장차관 인사 중 관료가 드물다. 경제수석 외 금융위원장 일자리수석처럼 경제라인 인선이 빠져있다. 관료를 중용, 정부 첫 조각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가능성이다. 다른 가능성은 비관료이되 공직사회도 잘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자를 발탁하는 카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어떤 경제수석을 낙점하든 경제수석의 영향력은 과거 정부보다 약화될 조짐이다. 우선 직제가 달라졌다. 참여정부 청와대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정책실장을 부활하고 경제수석을 그 아래 뒀다. 대통령의 경제교사 격으로는 '경제보좌관'(김현철 서울대 교수)을 별도로 뒀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에 국정에너지를 쏟겠다며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를 만들고 정책실장 아래 일자리수석을 만들었다. 정책실 내 3명의 수석 중 김수현 사회수석만 정식 임명했다. 경제수석이 없는 사이 경제통계와 현안 보고도 사회수석의 몫이다. 경제수석이 조만간 임명된다 해도 내부에선 정책실장, 바깥으론 경제부총리의 위상 아래 기능적 역할 담당으로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 "역할 분담을 잘 하지 않으면 청와대 구조가 자칫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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