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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한달. 정치권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 선거로 시선을 옮겼다. 13일로 D-365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겐 집권 1년 성적표를 받는 날이다. 당정청 총동원이 예상된다. 야당에겐 ‘기울어진 운동장’을 복원할 기회다.

지방선거를 전후로 정계개편 전망도 나온다. 양당 구도로의 재편 가능성이다. 원내 1, 2당인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존립 여부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된다.

민주당은 지난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 현장 최고위원회 일정에 돌입했다. 전국 16개 시·도당을 순차 방문하며 주 2회씩 현장 최고위를 연다. 표면상 이유는 대선 승리에 대한 보답 인사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지역 민심 다지기 포석이 짙다. 당세 확장에도 시동을 걸었다. 현재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세를 당원 확보의 동력으로 삼아 지방선거 때까지 지지율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당 내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당 지지율이 50%를 넘으며 다른 당을 압도하고 있다. 집권여당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그러다보니 벌써부터 후보들이 몰린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민주당 인사만 6~7명에 이른다. 한 선거전문가는 "웬만한 서울 중진 의원들은 서울시장 출마를 한번씩 고민해보는 분위기"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다 여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선거가 다가오면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의 투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재인정부 1년에 대한 평가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당정청을 망라해 당선권 인사들을 총동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참여정부에서도 2006년 지방선거에 장관급 5명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내보내는 등 인적 자원 투입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야당에 '정권심판론'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

야당은 우선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정당 간 통합과 연대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헤쳐모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은 텃밭인 영남권 사수와 수도권 고지 확보가 과제다. 이를위해 지난 대선에서 한계를 드러낸 우편향 '반공보수'의 기조를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의 위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도로 외연을 넓히고 한편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보수 가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젆다. 취약한 청년 지지층 확대를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당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조직을 강화해 청년층과 소통을 늘리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당원을 기초의원과 도의원에 공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국당에 비해 당세가 약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지방선거 결과가 당의 존립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 정체성 확립과 인재풀 확보 등에 고심 중이다.

국민의당은 특히 핵심 지역 기반이라 할 수 있는 호남 지역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선전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당의 진로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지사와 전북지사, 광주시장 등 호남 지역 단체장에 국민의당 중진 의원상당수가 도전 의사를 갖고 뛰고 있지만 당 지지율 등에서 민주당이 압도하고 있어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우위가 지속될 경우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직면하게 되면서 내홍에 빠질 수도 있다.

국민의당은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다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의 의미와 역할을 좀더 알린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호남 이외 지역에서의 인물난이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그래도 집권을 노렸던 정당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겨룰 수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하면 어떻게 다음 대선을 바라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바른정당 역시 인재난 속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선 직전 12명의 소속 국회의원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때 내세웠던 명분도 지방선거였던 만큼 당의 사활이 달렸다는 분위기다. 우선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 바른정당 소속의 단체장의 재선 성공을 통해 선거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 차출하고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총대를 메고 후보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른정당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독자적인 정당으로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선거 연대를 통해 공동 후보를 내세울 필요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중도정당으로 유권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부족한 후보군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는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이뤄지는 개헌 국민투표 역시 지방선거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기본권과 지방분권 등 개헌 이슈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있어 지방선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