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정치인→도지사→총리, '네번째 도전' 나선 이낙연

[the300]노무현의 '말'을 맡았던 李, 문재인의 '행정 핵심'으로

이건희 기자 | 입력 : 2017.05.10 16:14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1952년 전남 영광 법성면의 농민 부부가 낳은 아들 '이낙연'은 2017년 5월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후보자'가 돼 재상경했다. 서울에서 언론인과 4선 국회의원을 거쳐 전남으로 돌아가 도지사를 역임하던 그는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네번째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 후보자는 전남에서 자라면서 야당 활동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광주북중과 광주일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로 진학했다.

이 후보자의 첫 직업은 '기자'였다. 동아일보에 들어가 2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정치부 기자, 동경특파원,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지내다 2000년 정치권에 입문했다. 정치부 기자 시절 이 후보자는 '동교동계'로 불리던 옛 민주당을 출입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신임을 받았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이 후보자는 전남 함평군·영광군 선거구에 출마했다. DJ의 후광을 등에 업은 그는 유효투표의 60.2%, 표수로는 3만7863표를 쓸어 담으며 여의도에 첫 입성했다. 두번째 직업으로 '정치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17, 18, 19대에서도 지역구에서 과반수 득표율을 얻으며 내리 4선에 성공했다.

의원 재직 당시 이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무려 5차례 대변인을 맡아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대변인 역할을 하는 동안 간결하고 절제된 논평으로 '대변인 문화'를 새롭게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그다. 훗날 그는 '이낙연의 낮은 목소리'라는 대변인 논평을 모은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특히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시절 이 후보자는 당선인의 취임사를 최종 정리했다. 당시 취임사 준비위원회가 준비한 초안을 이 후보자가 속한 취임사팀에서 가다듬어 당선인에게 최종 전달했다.

하지만 노 당선인이 취임사를 만 하루 동안 읽어본 뒤에도 한 자도 고치지 않고 돌려줘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자는 "당선인이 글을 고치지 않은 것은 취임사를 잘 써서가 아니라 일을 맡기면 존중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 역할 외에도 이 후보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방위원회, 복지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의정활동을 병행했다. 18대 국회에선 농림수산식품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때 활동으로 그는 국회에서 '최우수위원장' 상을 받았다.

2014년 이 후보자는 지방선거에 도전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전남 발전에 대한 구상을 오랫동안 한 그는 선거 5개월 전부터 도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일찌감치 행정가로서의 전직을 준비한 덕에 '준비된 도지사'의 이미지를 얻은 그는 77.6&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으며 '도지사'라는 세번째 직업을 얻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인연은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문 대통령과 의원이던 이 후보자가 당청 파트너로 교류를 하면서 이어졌다. 2012년 18대 대선 때는 이 후보자가 문재인 대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정치적인 공감대를 공유했다. 

이번 19대 대선을 치르면서 문 대통령은 이 후보자의 정책을 자신의 공약에 반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어르신 공약으로 내놓은 '100원 택시'는 이 후보자가 2014년 전남지사가 되면서 대표적으로 추진한 정책이었다. 100원 택시는 농어촌 등 교통이 낙후된 지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100원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2014년 지방선거 최우수정책으로 뽑혔다. 

이에 청와대는 10일 인선 발표자료를 통해 100원 택시 정책을 언급하면서 "(이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의 서민친화적 행정을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자가 최종적으로 국무총리가 되려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이에 이 후보자는 10일 상경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아직 총리가 (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안보, 외교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과 대내적으로는 사회 곳곳에 쌓인 부조리들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이 상충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두 가지를 함께 가도록 지혜롭게 임하겠다"고 네번째 직업인 '국무총리'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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