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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등록방법/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해봤어?" 

요즘 선거참여의 기회는 '본선'에 그치지 않는다. 예선 즉 정당별 경선부터 참여할 길이 열려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지난 15일 선거인단 모집 시작과 함께 화제를 뿌리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들이 직접 선거인단을 신청해봤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온라인 접수, 상담원이나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한 전화접수, 여기에 직접방문 접수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대부분의 경우 쉽고 빠르게 경선참여가 가능했다. 물론 완벽하게 쉽거나, 무결점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원하는 투표방식에 따라 신청방법도 달랐다.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최적화' 됐다면 모든 방식 3분에 OK…오류 가능성은 '주의' = 신청방식은 크게 방문·전화·온라인 등 세 가지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어떤 방법이든 3~5분 사이에 끝낼 수 있다. 전화 접수가 3분 정도로 가장 빨랐다. 보이는 ARS로 연결돼도 4분이면 됐다. 공인인증서는 범용(유료), 일반(무료) 가리지 않고 기존에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던 사람이면 5분 정도에 끝난다. 직접접수조차 거주지 관할의 시도당을 찾아가는 시간을 빼면 등록과 접수에는 3분이면 충분했다.

문제는 '이상적인' 조건이 아닐 경우다. 이번 경선을 위해 공인인증서를 새로 발급받으려면 그것부터 시간과 노력이 든다. '엑티브 엑스(X)'는 여전히 익스플로러 외 크롬 등의 인터넷 브라우저와 친하지 않았다.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는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다. 범용 인증서는 소액이지만 발급비용도 든다. 결국 온라인접수는 평소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거나, 인터넷·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다면 '비추'하게 된다.

상담원 연결 ARS는 별다른 안내 없이 '보이는 ARS'로 전환돼 당황스럽기도 했다. 사실 상담원 방식은 당으로선 부담스럽다. 수백명의 상담원이 근무해야 한다. 기간이 길수록, 신청자가 늘어날수록 인건비·회선비가 드는 고비용 방식이다. 그렇다고 예고없는 방식 전환은 혼란을 준다. 심지어 '보인다'는 건 상담원이 보이는 영상통화가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에 메뉴가 뜨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장년·노년층이거나, 집전화 등 일반전화를 이용할 경우 불가능한 방법이다. 민주당도 the300의 이런 지적에 조치를 약속했다. 

1차 선거인단 접수는 탄핵심판 3일 전까지 받는다. 다음달 9일 탄핵심판일이라면 3월 6일이 1차 마감이다. 대선 55일 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이날부터 대선 49일 전까지 일주일간 2차 선거인단 접수를 시작한다. 탄핵 심판 결과나 1차 접수 결과에 따라 각 후보별 지지층이 재결집, 2차 접수가 더 뜨거워질 수도 있다.

◇신청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투표방법…꼼꼼히 확인 = 경선 투표 방법은 두 가지다. 투표소 투표와 전화 ARS 방식이다. 직접접수(방문접수), 상담원을 통한 전화접수는 투표소 투표만 할 수 있다. 인터넷 접수나 스마트폰을 통한 보이는 ARS를 따르면 투표소 또는 모바일투표를 선택할 수 있다. 투표방식은 접수단계에서 고정되며 이후 변경할 수 없다. 

민주당은 200만명을 예상하고 선거인단 관리 시스템을 짰다. 일각에선 250만명, 그 이상을 보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역대급 규모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강력한 흥행 요소가 있다. 민주당의 고공행진, 안희정의 급상승에 따른 '문재인‧안희정' 양강구도다. 여권 잠룡은 모두 군소후보라고 할 정도로 여권이 지리멸렬한 현실도 한 이유다. 박사모 등 친박, 여권 지지자들이 일부러 선거인단에 가입해 유력 후보를 떨어트린다는 이른바 역선택 논란 또한 역대급으로 치열한 게 이 때문이다.

또다른 이유는 기술발전이다. 이번 경선부터 은행용으로 쓰는 무료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불가능했던 일이다. 민주당이 각종 유관기관을 설득, 규정을 고쳐가며 이룬 성과다. 단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접수는 PC로만 가능하다. 모바일접수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그러나 은행처럼 별도 앱을 구축해야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적잖게 드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엔 포기했다. '엑티브X'처럼 걸림돌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