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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16.8.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첫 호남출신 보수당 대표의 등장은 4.13 총선 참패에서 그 싹이 텄다. 친박(친박근혜) 주도 공천 솎아내기로 총선 전까지 당내 다수였던 비박(비박근혜) 세력은 크게 위축됐다. 비박 구심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힘을 잃었다. 반면 친박들은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대거 생환했다. 소수 주류에서 다수 주류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친박 내 지형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좌장 격인 최경환·서청원 의원 등에 패권주의, 총선 참패의 낙인이 찍혔다. 당대표 경선에서 전면에 나설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면서도 친박 내에서는 그간 비주류에 섰던 이정현이 당 대표로 일약 도약하게 된 배경이다.
◇욕 먹더라도 오직 계파=9일 저녁 마무리된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대표 경선은 친박의 강한 세를 보여줌과 동시에 절박함도 보여줬다. '도로친박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보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일사불란한 친정체제를 구축하는게 더 급했다는 의미다. 전대 현장을 찾은 박 대통령의 손짓 하나 발언 한 마디에 환호하는 당원들의 모습에서도 위기감이 읽혔다.
비박은 친박에서 전향한 TK(대구경북) 출신 주호영 후보로 단일화하는 나름의 강수를 뒀지만 역부족이었다. 당대표 경선에서 친박이 전체의 70%를 싹쓸이 득표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박인 조원진(17.7%),이장우(16.6%) 의원을 몰표 없이 1~2위로 당선시키는 놀라운 조직력을 과시했다.
친박은 비박이 일찌감치 내세운 여성최고 후보 이은재(11.3%)에 대항하기 위해 뒤늦게 골라 세운 최연혜(13.2%) 의원도 무난히 최고위에 입성시켰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친박 청년사업가 유창수 후보(54.7%)를 내세워 당내 청년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부형 후보(45.3%)를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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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가 9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발을 위한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 당 기를 흔들고 있다. 2016.8.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정현 시대'는 이정현의 시대일까=친박세가 유감없이 발휘된 이번 전당대회 최대 화두는 '오더정치'였다. 특정 후보에 투표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사발통문이 진영별로 돌았다. 경선 결과는 친박 오더가 120%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새 지도부에 또 다른 오더가 떨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오더의 시발점이 어디일지를 생각하면 이 대표에 대한 친박의 지지가 누구의 의지에 기인하는지도 해석이 가능하다. 정권 말 레임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한 당직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중심에 둔 정권재창출 시나리오도 이미 본격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파문으로 서청원 의원이 당권레이스에서 낙마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친박의 지지가 공고해졌다. 대표주자만 바뀌었을 뿐 친박의 방향은 이미 서 있었다. 게다가 이 대표는 대통령이 가장 총애하고 다른 한 편으로 존중하는 대상이다. 이 대표가 핫라인으로 '의중'을 받고 친박 다수인 최고위가 거수로 보조하는 구도가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이 대표가 오히려 청와대에 할 말은 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거의 유일하게 대통령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측근으로 꼽히는 이 대표는 10일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대통령과 접촉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당에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오히려 정권말기 원활한 당청공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친박 지도부에 대한 우려를 안정감으로 바꿔내며 당내외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호남에서의 지지도 역시 이 대표의 정치적 자산이다. "대선에서 호남 외연확장을 이루겠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당에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종전 '0(제로)'에 수렴하던 호남 지지율을 이정현을 지렛대로 끌어올리고 여기에 영남의 지지세와 반 총장에 대한 충청권 지지를 더할 경우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해석이다.
호남에서의 지지도 역시 이 대표의 정치적 자산이다. "대선에서 호남 외연확장을 이루겠다"는 말이 사실일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당에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종전 '0(제로)'에 수렴하던 호남 지지율을 이정현을 지렛대로 끌어올리고 여기에 영남의 지지세와 반 총장에 대한 충청권 지지를 더할 경우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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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묵념을 하고 있다. 2016.8.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심스런 초기행보, 당내외 시선집중=이 대표 역시 본인을 향한 복잡한 시선을 잘 알고 있다. 당선 이튿날 짧은 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고 당 최고위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말을 아꼈다. 국민들에 대한 "섬기는 리더십"을 강조했을 뿐 급진적인 대선모드 전환이나 당직자의 대대적 물갈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의 '격'에 대한 고민도 읽힌다. 점퍼와 밀짚모자로 무장했던 전대 현장에서 당선 소식을 전해듣고는 이내 말끔한 수트로 갈아입고 단상에 섰다. 수락연설과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트레이드마크인 장광설 속에 당선의 기쁨보다 진중함을 담았다. 튀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당내에 안정감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 대표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당내외 상황과 맞물려있다. 소수인데다 당권까지 완전히 내준 비박계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MB계 이재오 의원은 제3지대를 외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세는 더 약하지만 정의화 의장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당내 갈등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당내 관계자는 "이 대표의 행보에 당내 비박들이 위기감을 느낄 경우 지금은 찻잔 속 태풍 수준인 '제3지대론'이 바람을 탈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구축된 것은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상황을 예의주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당내외 상황과 맞물려있다. 소수인데다 당권까지 완전히 내준 비박계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MB계 이재오 의원은 제3지대를 외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세는 더 약하지만 정의화 의장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당내 갈등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당내 관계자는 "이 대표의 행보에 당내 비박들이 위기감을 느낄 경우 지금은 찻잔 속 태풍 수준인 '제3지대론'이 바람을 탈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구축된 것은 분명하지만 당분간은 상황을 예의주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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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에 박근혜 대통령 축하난을 들고 방문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8.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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