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면담…북핵 메시지 주목

[the300] 로하니 대통령 이어 최고지도자까지…이란 권력서열 1·2위 연속 회동

테헤란(이란)=이상배 기자 | 입력 : 2016.05.03 00:24
이란시 히잡인 '루싸리'를 두른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1∼3일(현지시간)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권력서열 1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Ayatollah Seyed Ali Hoseyni Khamenei) 최고지도자와 만나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이란 대통령, 이후 현재까지 이란 최고지도자를 역임하며 이란이 핵을 개발하고 이를 포기하는 동안 줄곧 국가를 통치해왔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에 대해 그의 발언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하고 한-이란 양자관계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전 호자트레슬람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은 일정으로 하루 동안 이란 권력서열 1·2위를 모두 만난 셈이다.

이란의 정치·종교적 최대권력자로서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를 통해 선출된다. 최고지도자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와의 협의를 통해 국가 최고정책결정권, 군통수권, 입법·행정·사법부 간 3부 조정권, 대통령에 대한 인준권 및 해임권 등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제1대 최고지도자인 호메이니에 이어 1989년 제2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하메네이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혈통을 이어받은 성직자로서 이름 앞에 '세예드'를 붙이고 항상 검은색 터번을 착용한다. 이름 맨 앞에 붙는 '아야톨라'는 이란에서 가장 높은 성직자의 지위를 뜻한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체제가 유사하고 반미·반제국주의 노선을 공유하는 북한과 긴밀한 우호관계를 이어왔다. 1989년 5월에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당시 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 정권과 친분을 가졌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핵개발을 추진하다 포기하고 국제무대로 돌아온 이란의 국가원수로서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놨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박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저는 북핵불용 및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란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며 "저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열쇠는 평화통일에 있음을 강조했고, 로하니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열망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줬다"고 전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핵개발에도 반대한다. 한반도나 중동에서 핵무기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이라며 북한에 대한 핵포기 압박을 골자로 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공조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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