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한 번도 언급 않은 원유철의 대표연설…그 속내는?

[the300] 유승민·김무성과 차별화…"조국 위기인데 개인 주장 중요한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6.2.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5일 자신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보수의 새 지평', '개혁적 보수' 등 자신의 보수정치 철학을 내비친 유승민 전 원내대표나 김무성 대표와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 핵무장론을 공식 제기하고, '청년희망기본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비스산업발전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야당에 촉구하고,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연설은 대체적으로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와 발맞춘 연설이라는 평이다. "역대 어느 정부도 손대지 못했던 영역에 메스를 가했다"는 박근혜정부 경제민주화에 대한 평가는 정부의 발표와 거의 같았다.

최근 여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차기 대권주자가 정부와 대비되는 자신만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자리가 돼 왔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권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립시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세월호 사건을 거론하며 연설을 시작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게 평가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최경환 부총리의 단기부양책은 잘못됐다" 등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며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로 요약되는 보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여당 대표의 연설에 야당에서 환영의 목소리를, 여당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 유 전 원내대표가 김 대표를 넘어서기도 했다.

김 대표도 지난해 9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표를 잃더라도 새누리당은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자신의 정치 비전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당시 연설에서 재벌개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여권의 다른 대선 주자와 차별화를 꾀했다. 국민공천제, 금융개혁 등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주장도 내놨다. 연설 말미에서는 △포용적 보수 △서민적 보수 △도덕적 보수 △책임지는 보수가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의 연설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발을 맞추면서도 재벌개혁을 거론하는 등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당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원 원내대표는 자신만의 정치브랜드를 만들거나 거시적 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안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원 원내대표는 "조국이 위기인데 개인의 주의·주장이 중요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치적 이익에 초연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타 대표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야당을 더욱 압박하려는 복안이 담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각에선 보수당의 수장으로서 정치적 철학을 보여주지 못한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정부·여당에서 나온 발언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원 원내대표의 연설 직후 "남의 눈의 티끌에 집착하느라 정작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는 격"이라며 "정작 박근혜 정부의 실상은 눈 가리고 아웅인 채로 자화자찬 하느라 실정에 대한 자성은 없고,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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