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있으면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 문'을 두드려라

[the300-국회사용 꿀팁(3)]아파트 옆 골프연습장 건설, 주민들의 민원으로 무산

편집자주‘나’로 시작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나의 억울함만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억울한 일을 당한 다른 이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맨날 싸우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는 국회가 어떤 일을 하고 우리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소개합니다. 현직 배테랑 보좌관이 국회를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팁'을 알려드립니다. 윤재관 보좌관은 17년전 국회의원 인턴 생활을 시작으로 박병석 의원 비서관, 김영주 의원 보좌관을 거쳐 현재 장병완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영등포 지역구 의원실에 있을 때 그 지역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찾아왔다. 아파트 바로 옆 공터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것 같은데, 그걸 막고 싶다며 도와달라고 했다. 살펴보니 법적으로는 그곳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유재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명분도 없었다. 

그러나 건설이 되면 주민들에게 피해가 막심해질 것만은 분명했다. 위해시설은 아니지만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음도 날 것이고, 불도 환히 밝힐 테고, 차량의 통행도 많아질 게 뻔하다. 그러니 합법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도움을 청하러 사무실에 찾아온 것이었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집근처에 차들이 많이 오가는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하루종일 ‘땅! 땅!’ 공치는 소리가 나는 것 또한 얼마나 거슬릴 것인가. 우리도 이 문제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머리를 모았다. 당시 환경노동상임위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도심에서의 환경문제는 많은 경우 소음문제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당시 함께 근무했던 윤상은 보좌관 역시 이번에도 소음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어서 소음문제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이미 영업 중인 골프연습장 중에서 비슷한 크기의 장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문제의 골프연습장 부지와 아파트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서 소음측정을 해봤다. 기준수치인 65데시벨에 어긋나지 않았다. 귀에는 거슬린다 해도, 웬만하면 이 수치를 넘지 않았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 밤은 어떨까? 야간의 소음 기준은 좀 더 엄격해진다. 낮보다 10데시벨이 낮은 55데시벨이 된다. 겨우 ‘10’이라는 숫자의 차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실제로 체감하기에는 세 배 정도는 날 정도로 그 차이는 커진다. 저녁시간에 다시 측정해보았다. 역시! 55데시벨이 넘었다. 우리는 이 자료를 구청에 제시했고, 그것을 토대로 구청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에 골프연습장 측에서 행정소송을 걸었지만 법원에서도 주민들이 승리했다. 결국 주민들의 염원대로 골프연습장 건설은 무산됐다.

소음과 관련해 또 다른 지역 민원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 앞에 산업도로가 지나고 있어 소음이 심한 지역이었다. 한밤중에도 과속을 하는 차량들이 내는 엔진음과 클랙션 소리가 어찌나 큰지 아이가 잠을 깰 정도였다. 도로에 과속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위치가 문제였던 것이다. 단속 카메라는 멀찌감치 주택 밀집지역과 상관없는 곳에 달려 있었다. 심지어 그곳은 과속을 많이 하는 곳도 아니었고, 정작 과속이 많은 곳은 아파트 단지 앞이었다. 그러니 이것을 옮겨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다. 우리는 바로 관할 경찰서에 권고했고, 얼마 후 단속카메라는 아파트 단지 앞쪽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소음은 크게 줄어서 주민들이 환호했던 일이 있다.

국회의원들은 누구나 지역구의 민원에 관심이 많다. 모든 문제를 미리 알아서 살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의 호소가 반갑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답하게 마련이다. 지역의 고충을 해결하고 싶을 때,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사정을 잘 활용해도 좋겠다. 굳이 여의도 의사당까지 찾아올 필요도 없다. 각 지역마다 설치돼 있는 지역위원회 사무실이 국회를 대신하고 있으니 이곳을 찾아가면 된다. 취직부탁이나 아들 군대 빼달라는 그런 부탁 말고,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라도 성심성의껏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지역민원인의 날’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매달 ‘셋째 주 화요일’ ‘둘째 주 수요일’ 하는 식으로 날짜를 정해 지역민원을 받았다. 지역주민이 국회까지 오기 어려우니 국회의원이 지역 사무실에 와서 온 종일 민원을 받았다. 최소한 그날 들어온 민원에 대해서는 사소한 문제들까지도 모두 확인을 해서 회신을 했다. 의원실 직원들에게는 한 달 중 제일 힘든 날이기도 했다. 어처구니 없는 개인적인 민원도 없지 않았지만, 의원들이 미처 알 수 없었던 지역의 중요한 사안들도 발견하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 시절에는 지구당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중앙당의 분소 역할까지 했었고, 그만큼 민원도 더 많았다. 지구당이 ‘돈 먹는 하마’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국민들에게는 더 도움이 되는 제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전국에는 지역마다 그 지역의 국회의원 사무실이 있다. 그곳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언제든 열려 있는 국회이기도 하다. 전국에는 246개의 국회가 있는 셈이다.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보라. 국회가 바로 당신 편이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될 것이다.

<국회활용 꿀팁 3> 우리 동네에도 국회가 있다

전국에 있는 246개 지역구 사무실은 국회나 마찬가지다. 
민원이 있을 때, 굳이 여의도까지 찾아올 필요 없다. 바로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면 된다. 

지역구 주민은 국회의원들이 가장 무서워하고,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대상이다. 지역주민의 지지가 없이는 국회의원도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 항상 지역의 문제에 귀를 열고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망설일 것 없다. 바로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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