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벤처인 안철수 "절대 혼자 창업하지 마라"

[the300]"잘 하는 일 선택하라"던 安, 후배 벤처들 만나니 눈빛 반짝

1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희망어린이공원에서 열린 '희망나눔 연탄배달'행사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연탄을 나르고 있다. 2015.12.16/뉴스1

"벤처할 때 10년 정도 CEO 하면서 평생 만날 사기꾼은 다 만나본 것 같다, 아유 말도 못해요(일동 웃음)"

15일 부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독자행보를 재개한 안 의원이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찾았다. 안 의원은 '제2의 안철수 신화'를 꿈꾸는 창업 후배들과 30분 남짓 간담회에서 폭포수처럼 열변을 쏟아냈다. 벤처성공 3대철칙부터, 벤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정책대안까지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안 의원은 꽤 뿌듯했던 것 같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자 "아…아쉽네요"라고 말했다. 기자 또한 안 의원이 정치개혁을 말할 때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금융정책도 사기꾼 에피소드로 쉽게 설명했다.

"그때 저 사람들 어떤 동기로 사기를 칠까 했다. 경제학적 판단, 그러니까 잡힐 확률이 낮고, 잡히더라도 남는 돈이 많으면 범죄에 들어간다. 따라서 잡힐 확률을 높이거나, 한번 발각되면 일벌백계해야 한다. 금융 규제는 (금융제도를) 범죄에 악용할까봐 못하게 하는 것인데, 정작 범죄 저지른 사람은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

안 의원은 벤처사업가, 벤처 경험을 자산으로 삼은 대학교수로 명성을 쌓았다. 그 신화가 안철수 현상의 마중물이 됐다. 그가 단숨에 대권주자로 떠올라 정치에 입문했을 때 바로 이점은 다른 정치인들이 평생 갖기 어려운 매력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정치 3년, 장점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건복지위 소속으로 의사출신이란 점이 부각되기는 했지만 경제인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경제 관련 상임위는 주식매각 등 제한이 있어 선택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새정치'라는 정치개혁 어젠다에 스스로 짓눌린 탓이다.
새정치연합은 늘 경제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됐다. 경제학 전공 또는 경제학 교수, 시민사회 출신 한줌의 의원들로는 당 면모를 일신하기 어려웠다. 안 의원이야말로 경제인이나 기업오너, 최고경영자(CEO) 경험을 가진 정치권 유례없는 경제통이다.

그러나 안 의원은 정치입문 후 줄곧 정치개혁을 화두로 내세웠다. 15일에도 여러 차례 자신의 공정성장론을 홍보했지만 별 반향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정치개혁도 가시적 성과가 없어 허허벌판에서 새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잘 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는 직업론이 있다. 사업가, 교수일 때부터 해온 말이다. 이 말에 비추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정치개혁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벤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 정치권에 경제마인드, 산업마인드를 퍼뜨리는 것은 낡은 정치의 판을 뒤집는 시도만큼이나 엄청난 자극이 될 것이다. 본인 말처럼 "강력한 외부 충격"이자 "촉매제" 말이다. 경제현장을 모르는 정치인이 얼마나 많은가.

안 의원은 15일 부산에서 이런 말도 했다.

"기업이 망하는 첫 원인은 창업자가 하고싶은 일을 해서이다. 그렇게 창업하면 안되고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혼자 창업하지 마십시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15일 오후 부산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찾아 청년 창업가들과의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2015.12.15/뉴스1




관련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