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로의 대학 등 고등교육 학력과 학위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문화콘텐츠 공동제작을 위한 펀드도 조성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불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MOU에 따라 양국은 우리나라의 글로벌창업프로그램과 프랑스 '프렌치 테크 티켓'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양국 창업기업의 상호 시장진출 활성화를 촉진키로 했다. 내년초 양국에서 5개씩의 유망 창업기업을 선정하면 프랑스 창업기업은 한국에서, 한국 창업기업은 프랑스에서 각각 현지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프로그램에서는 창업자금 지원, 사무실 대여, 신속한 비자 발급, 창업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 양국은 2013년 11월 프랑스에서 이뤄진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축된 협력채널을 통해 실질적 성과 도출이 유망한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 자동차 △나노전자 3가지 기술에 대한 지원사업 선정 등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주, 기후변화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기존 위성개발 협력 외에도 앞으로 위성정보활용, 위성항법, 우주탐사 등 우주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의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또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국인 우리나라는 올해말 개최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의장국인 프랑스와 기후변화 대응은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인식을 서로 확인하고,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에 협력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고등교육 학력과 학위도 상호인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학생 및 대학 간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우리나라로 유학 온 프랑스 학생은 60명에서 1072명으로, 프랑스로 유학 간 우리 학생은 5500명에서 6475명으로 늘었다.

문화강국인 프랑스와의 문화 분야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은 문화콘텐츠 기업과 문화콘텐츠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함께 조성키로 했다. 또 예술, 문화재, 박물관, 출판물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걸쳐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인 내년을 앞두고 올해와 내년이 '한불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관광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상호 관광객을 확대하기 위해 관광지를 서로 홍보하고 음식, 스포츠, 문화 등 테마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올들어 10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프랑스 관광객은 7만2000명으로, 2005년 4만4000명에서 크게 늘었다. 프랑스를 방문한 우리 관광객은 2005년 26만명에서 올해는 32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 분야에 대한 양국 간 계획, 정책, 기술 분야 교류도 촉진된다. 올해 프랑스의 교통 인프라 시장은 153억6000만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불 경제협력 포럼 및 고등교육 포럼'에 참석, "(한국과 프랑스) 양국 정부가 상대국의 유망 스타트업(창업기업)을 상호지원하기로 의향서(LOI)를 체결하기로 한 만큼 양국의 '창업지원 및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을 함께 육성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 발달로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한 시대인 만큼 창의적 고등교육을 통해 배출된 인재가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창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전한 창업 생태계의 핵심은 고등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을 촉진해 대학과 기업이 서로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은 전국에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설치해 지역 인재들의 창업과 중소·중견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건전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며 "프랑스도 얼마 전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프렌치 테크 티켓'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청년 인력의 창업지원을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제가 프랑스를 방문하였을 때 올랑드 대통령과 신산업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함께 창출해 나가기로 합의했고, 이를 계기로 양국은 자율주행자동차, 나노전자, 디지털 헬스케어, 3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해 오고 있다"며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응용기술력과 제조업 기반 인프라에 강점이 있고, 프랑스는 기초·원천기술에 우위가 있는 만큼 각자의 장점을 결합하면 혁신기술 확보는 물론 이를 바탕으로 제3국 공동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번에는 우주항공, 문화콘텐츠 같은 새로운 성장산업 분야에서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신산업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심화, 확대돼 세계경제의 회복을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양국의 고등교육 개혁과 현장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의지가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양국이 맺을 '학력 및 학위 상호인정 약정'은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 학생들과 교육 프로그램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기업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창조경제형 인재를 함께 양성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작년에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제과점이 만든 빵이 한국에도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프랑스 전통의 브리오슈 빵에 한국 고유의 단팥 앙금을 넣어 각각이 지닌 맛을 최대한 끌어 올린 이 빵은 ‘한국의 빵’이라는 뜻의 '코팡'(KOPAN)"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코팡'이 한국과 프랑스가 나아가야 할 협력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각국의 고유한 전통과 강점은 최대한 존중하면서 서로가 조화로운 협력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갈 때 세계가 본받고 싶은 협력모델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오늘 만남을 계기로 양국 경제, 교육계 간 소통과 교류가 더욱 활성화돼 '함께 빵을 나눠먹는 가족 같은 친구'라는 뜻의 '꼬뺑'(Copain)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은 "한국의 개발전략은 창조경제"라며 " 프랑스도 동일한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용어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한불 수교 130주년인 내년을 앞두고 '한불 상호 교류의 해' 행사의 일환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학교육협의회, 비교교육학회,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관했다.

행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GS 회장), 지병문 대교협 부회장, 루이 갈루아 한불 최고경영자클럽위원장, 장-루 살즈만 프랑스 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등 양국 경제인 및 교육인사 약 37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양국에서 총 260여개의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