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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춘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3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 뉴스1 |
"11년간 몸담은 국회가 제 불찰로 국민들의 비난을 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고,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 일반 국민들처럼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히 임하겠습니다."
13일 오후 국회 여의도 본회의장. 한 60대 남성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220여명의 여야 의원들 앞에서 발언을 했다. 바로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박기춘 무소속 의원(전 새정치민주연합)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본회의잘 발언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는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과 '북한 DMZ 지뢰도발 행위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해 열렸다.
예정됐던 개의시간인 오후 4시를 25분 쯤 넘겨 시작된 이번 본회의에서 결의안 채택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의 결의안 채택 촉구 발언과 표결 시간을 모두 합쳐도 채 5분을 넘기지 않았다. 그 결과 표결에 참석한 221명의 의원 가운데 219명이 찬성 표를 던졌다. 반대는 없이 기권이 2명.
하지만 이후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절차가 복잡했다. 먼저 김현웅 장관은 "박 의원은 3억5812만원 상당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으며 검찰수수가 진행되자 증거를 인멸하려는 움직임이 CCTV를 통해 포착됐다. 무거운 범죄인데다 증거가 확실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에 찬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박 의원은 5분여 신상발언을 한 박 의원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체포동의안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신의 국회 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을 마친 박 의원은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의장석 뒤 통로를 통해 조용히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총 236명의 여야 의원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오후 5시 10분쯤 찬성 137명, 반대 89명, 기권 5명, 무효 5명으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수사 여부를 판가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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