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는 김 원장을 영입하려 했으나 당시 홍익대 경영대학원장을 맡은 지 얼마 안된 김 원장은 자리를 고사했다. 이후 계파 갈등 대상으로 많은 부침을 겪었던 연구원장직은 지난 6월 공석 15개월 만에 김 원장에게 다시 돌아왔다.  정치인이 연구원장 직을 말던 관행도 깨졌다. 김 대표에게 비정치인인 자신을 택한 이유를 묻자 "정책품질을 높여 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가진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심시일반 복지'를 화두로 꺼냈다.

"다수가 십시일반으로 모아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게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공동체 정신에 맞다고 본다"며 "소수로부터 걷어 다수에게 나눠주는 건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계층 갈등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장이 내정되자 한때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김 원장이 '경제민주화'를 부정한다며 인선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나와 있는 헌법가치인데 반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에는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게 있고 포퓰리즘으로 흘러 국가 경제를 저해하는 게 있기 때문에 디테일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경실모를 주도하는 김세연 의원과 따로 만나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오해를 풀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와 대기업의 변화를 모두 요구했다.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은 국내 시장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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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2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인터뷰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내달 1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당시 "정책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민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일성 그대로 소비자인 국민이 제안하는 정책에 이자를 부쳐서 국민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전략화하겠다"고 재다짐했다.

정치권은 지난 1년에 대해 '민주정책연구원이 한마디로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민 원장은 앞으로의 1년, 선거 승리를 위한 정책 개발이 진검승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선거는 복지와 고용, 분배가 화두"라며 "'8월 말 '2017년 위원회'을 발족해 새정치연합이 제시하는 국가비전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2017년 위원회는 2016년 총선 승리와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 지도를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더 이상 정권 심판론으로 새정치연합이 선거에 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민 원장은 지난 해 민주정책연구원이 추진할 과제로 ▲2017위원회 발족 ▲디지털 정당 추진 ▲경제학교 개설 ▲정책엑스포 개최 ▲과학적 여론조사 체계 구축 등 5개를 제시한 바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새누리당과 정의당마저 부러워한 '정책 엑스포'다.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 박람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정책 엑스포는 지난해 11월 민 원장의 제안으로 기획됐다. 당내 잠룡인 문재인 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총출동해 저마다 '성장담론'을 제시했다. '어떻게 나눌 것인가만을 주장하던 야당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큰 화제가 됐다.

민주정책연구원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성장, 일자리 복지 3가지 중심 축으로 포용적 성장을 제시해왔다. 복지와 분배 담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성장 담론까지 아우르겠다는 것이 골자다.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 3월 ‘포용적 성장으로 선진복지국가를’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소득주도 성장과 경제 생태계 전환, 일자리 복지 등을 제안했다. 현재 경제계가 닥친 저성장을 인식하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를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창업이나 중소기업 해외 직판처럼 새로운 구조에서 일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 여야의 협상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당의 경제 살리기대 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민 원장의 지론이다. “경제살리기법으로 알려진 ‘서비스업 활성화법’이 통과되면 35만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여권이 주장한다면 도대체 정규직은 35만개 중 몇 %나 만들어질 수 있는지, 비정규직의 차별은 개선되는 지를 따져서 협상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경제 살리기‘ 대 ’발목잡기‘ 가 아니라 ’허상의 일자리‘대 ’진짜 일자리‘의 프레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안의 독소조항 빼면 무엇이라도 협상 할 수 있다”는 타협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민원장은 재삼 강조했다.

이런 협상 전략 변화를 바탕으로 민주정책연구원은 ‘국가 비전’을 당 정책위는 ‘정책 개발’ 에 앞장설 생각이다. 민 원장은 “앞으로 정례 협의를 통해서 공조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최재천 신임 정책위의장은 지난 26일 “한국사회에 만연된 보수와 진보, 성장과 복지라는 이분법은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수출도 중요하지만 내수기반 경제도 중요하다. 재벌 중심 대기업의 경쟁력 역시 중요하지만 중소제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 원장과 ‘포용적 성장’과도 궤를 같이 하는 말이다.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기 전 그는 당내 전략위원장으로 주로 활동해왔다. 전략홍보위원장과 민주정책연구원장의 역할 차이를 묻자 민 원장은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략위원장일 때 매일 매일 의제를 개발하는데 쫓긴다면 이제는 긴 호흡으로 보면서 국가 비전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와 호흡을 맞춘 6개월에 대해서는 "좋다"는 간결한 답이 돌아왔다.

민 원장은 유능한 경제 정당이 되려면 '본질은 깊게 외연은 넓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그는  “문재인 대표의 저서 운명에서 ‘뿌리는 깊게 그늘은 넓게’라고 밝힌 기조와 같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싱크탱크의 롤 모델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거여론조사는 정당의 몫이고 연구소는 정책 기능 강화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조사 기능이 강한 새누리당의 여의도 연구소를 겨냥한 말로 들렸다.

그는 “유권자 정책 지형도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연구소의 본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