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종합)

[the300]문재인, 김무성과 무슨 얘기? 물세례 퇴장 "안타깝다"

광주=지영호 기자 | 입력 : 2015.05.18 12:01

지난 17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물세례를 받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참석은 했으나 환영받지 못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나란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양당 대표는 18일 오전 10시부터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정부주관으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해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기념식장에 입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전야제에서 5·18 유족들과 같이 있었는데 행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며 "그러나 상황이 위험해지고 저 때문에 행사를 망칠 수 있어 스스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5·18 광주의 아픔을 함께합니다'라고 추모글을 남겼다.

17일 김 대표는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전야제 행사에 여당 대표로는 처음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광주시민 등 행사 참석자들의 거부로 10여분을 버티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부 시민들은 김 대표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비난을 퍼부었고, 물을 뿌리는 시민도 있었다.

김 대표는 행사를 마치고 묘역을 돈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에서 악용했다고 해서 우리가 못부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제가 민주화투쟁을 할 때 하루에 10번 넘게 부른 노래인데 가사 그 어디에도 종북 내용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풀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국가보훈처와 잘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전야제 행사를 참석한 문 대표는 이날 정부주관 행사에 참여하기 한시간 전 망월동 5·18 구묘역을 먼저 들러 희생자에 예를 올렸다. 특히 이한열 열사 묘소에서는 한참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비문을 바라봤다.

문 대표는 "5·18을 기념하는 국가행사가 올해도 피해당사자들, 유족들 그리고 시민들이 외면하는 가운데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며 "저와 우리 당은 광주정신으로 더 통합하고 더 혁신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진행되는 데 대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과 관련시켜서 5·18을 이념적으로 다루고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려 한다"며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의전 관례상 김 대표와 문 대표가 나란히 앉아 행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김 대표에게 "어제 (김 대표의) 행사 참여는 의미있었는데 (물세례 사건으로 자리를 떠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오늘 5·18 유족회 관련단체와의 조찬 모임에서 그들은 출연자 중 한 사람의 돌발행동이지 주최측의 입장은 아니었다고 했다"고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10시에 거행된 기념식에는 양당 대표를 비롯해 정의화 국회의장, 국무총리 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정의화 국회의장, 박승춘 보훈처장, 윤장현 광주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2013년 국회가 기념곡 지정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보훈처가 거부한 점이 작용한 듯,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한 양당 대표 및 참석자 대부분은 제창을 했지만, 최 부총리와 박 보훈처장은 따라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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