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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총기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군 장병들이 줄지어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의 한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13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예비군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육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4분쯤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예비군 최모(23) 씨가 총기를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고로 최씨를 포함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총상을 입은 박모씨(24) 안모씨(25) 황모씨(22) 윤모씨(24) 등 4명은 각각 삼성의료원과 국군수도통합병원, 강남세브란스 등으로 이송됐으나 이중 박씨는 치료 도중 숨졌다. 부상자 가운데 한 명은 탄환이 두부를 관통해 위독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최씨가 축소사격을 위해 탄창 10발을 받아 한 발을 사격한 뒤 갑자기 뒤돌아 서 자신의 뒤에 있던 부사수와 엎드려 사격 대기 중이던 오른쪽 사로 예비군 3명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당초 총의 조준점과 탄착점이 일치되도록 소총의 조준구를 조정하는 영점사격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날 훈련에서는 영점사격 없이 곧바로 실사격인 축소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37분쯤 가장 왼쪽인 1사로에서 엎드려 쏴 자세로 조교로부터 탄창 10발을 지급받았고 사격개시 후 표적을 향해 한 발 발사하고 자신의 3m 뒤에 있던 부사수와 2사로(오른쪽) 방향으로 총기 7발을 난사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8번째 총탄을 자신에게 발사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사수 외 부상자 3명은 각각 2,3,5사로에 엎드려 대기 중이던 예비군으로 알려졌다. 부사수와 사격 대기자 중 누굴 먼저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씨와 피해자들은 같은 7중대 소속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7중대가 사용한 3개 생활관 중 같은 생활관에서 전날 밤을 보냈는지, 특별한 관계가 있었는지는 확인 중이다. 

최씨가 입소한 52사단 210연대 2대대는 545명이 입소했으며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동원사격장에서 5,6,7중대가 사격 중이었다. 사격훈련은 6중대장 통제 하에 좌측 7중대장과 조교 3명, 우측 5중대장과 조교 3명이 각각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가까운 조교는 최씨와 6~7m 떨어져 있었다.

군 관계자는 "사격훈련 중 통제인원 인원 편성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으며, 이날 배치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현역 당시 B급 관심사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관심사병이나 정신병력자를 예비군 훈련에서 걸러내는 규정은 현재 없다.

사건이 발생한 동원훈련은 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며 이날은 이틀째였다.

사고 이후에도 사격훈련이 지속됐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해당 연대에서는 사격사고 후 사격 중지했으며 인근 지역 부대 사격도 중지했다"고 해명했다.

군은 이번 사고로 사격훈련 중 총기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실사격 시에는 실탄 9발이 지급되고, 총기는 거치대에서 분리하지 못하도록 체인으로 연결해놓지만 이날 사격훈련에서는 실탄 10발이 일시에 지급되고 사격장 총기가 거치대에서 분리됐다.

군 관계자는 "총기를 거치대에 고정하는 것은 부대마다의 선택사항일 뿐 규정에 따라 강제되는 것을 아니다"라며 "다른 사로의 총기 일부는 안전고리 형식으로 거치대에 걸려 있었지만 사고 당시 최씨의 총기는 거치대에 고정돼있지 않았다. 이를 조교가 점검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9발 지급이 기준이지만 탄창은 10발 들이로 지급되기 때문에 10발을 한 번에 지급하는 게 반납 후 남은 총탄을 점검하기 수월해 현장에서 대대장이 통제할 때 10발 단위로 지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사격 훈련 통제가 소홀했는지, 최씨가 어떤 이유에서 총기를 난사했는지, 최씨의 사고 전 행적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한편 필리핀을 방문 중인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14일 오전 중 조기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지난 10일 출국해 필리핀과 중국을 방문한 뒤 17일 귀국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