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전 돌입…여 '전국구 소화' 야 '관악구 올인'

'성완종 리스트'가 국정 이슈를 모두 잡아먹는 블랙홀이 된 상황에서도 여야 대표들은 각 당의 4·29 재보선 후보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6일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지만 '세월호 1주기'와 '박근혜 대통령-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회동'이 맞물려 여야 대표들은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상 17일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 된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광주 서을 지역을 시작으로 인천 서-강화을, 서울 관악을까지 4·29 재·보선 지역구 3곳을 두루 거치는 강행군을 펼쳤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날 서울 관악을에 총출동해 정태호 후보 지원에 올인했다.

현직 국무총리까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라는 사상 초유의 악재가 여당을 덮치고 있으나 김 대표는 '지역일꾼론' 기조를 거듭 강조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안간힘을 썼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긴급 회동을 한 김 대표는 부정부패를 척결해야한다는데는 힘을 실었지만 이완구 총리의 거취문제 등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현안에는 입을 닫았다.

당장 뾰족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고수해온 '지역일꾼론'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김 대표는 전날 오후부터 광주 서구을에서 정승 후보를 지원하는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긴급회동을 하면서 전날에는 광주 지원 유세가 자연히 취소됐고 김 대표는 오후 늦게 광주로 내려와 1박을 했다.

김 대표는 17일 오전 8시 광주 서구 풍암동 금당초등학교 앞에서 이정현 최고위원, 정승 후보 등과 함께 교통지도봉사를 하며 시민들에게 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인근 서창농협에서 열린 조합원들과의 정책간담회,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정 후보 공약발표회에 연이어 참석해 "정승 후보가 당선되면 최고위원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와 이정현 최고위원이 힘을 합하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 지역 숙원사업인 서구 탄약고 이전과 관련한 정 후보의 공약을 보증한다는 의미에서 정 후보가 추진하는 '21세기 서구 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데 대해 "그 문제 때문에 어려운 점은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처음부터 이번 선거 4곳의 사정이 다 어려웠고, 지역일꾼 새줌마 컨셉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을 찾아 안상수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그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강화장에서 안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안 후보는 인천시장을 8년간 하면서 인천을 우리나라 제1의 도시로 만든 장본인"이라며 "안 후보를 강화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영종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를 만들자. 새누리당이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안 후보가 당선돼야만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농수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안 후보를 당선시켜 주면 김포 양수장에서 이곳 강화까지 농수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이 김무성 대표가 여러분 앞에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당 대표 처음으로 강화군 교동면을 방문해 교동면 인사리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서울 관악을로 넘어가 오신환 후보와 함께 퇴근길 인사에 나서 오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저녁 8시부터 외지인들을 통제하는 건 과하다 싶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선 외지인들이 좀 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에게 바로 얘기해서 그게 부족하면 새누리당 국방위원들에게 이야기해서 시간을 좀 더 뒤로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오전 선거구 인근에 위치한 신대방역에서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현장 최고위원회의, 선대위 출정식, 대학동 고시촌 방문 및 오찬, 지역구내 재래시장 방문, 신림역 퇴근 인사까지 하루 종일 정태호 후보 지원에 나섰다. 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는 등 문 대표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된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리스트에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 박근혜정부의 실세들이 대거 포함된 것을 겨냥해 박근혜정권 심판론을 적극 부각시켰다.

문 대표는 이날 정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실패와 부정부패를 심판하고 국민의 지갑을 지켜내는 선거"라며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실패와 부정부패를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전·현직 비서실장과 현직 총리, 집권당 사무총장 등이 집단적으로 거액 뇌물비리에 연루됐고, 더욱 심각한 것은 리스트의 8인 중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지사 외에는 모두 박 대통령 자신의 경선자금과 대선자금, 해외순방 비용과 관련된 비리"라며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과 정통성이 걸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서울 관악을 보선에 출마한 '국민모임'의 정동영 후보를 향해 공세를 취하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야권의 분열을 용납하지 말고 제1야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고, 주 최고위원도 "관악을에 야권분열 후보가 출마하면서 새누리당이 웃고 있다. 자칫 하면 친박(친박근혜) 권력형 비리게이트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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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선거전 돌입…여 '전국구 소화' 야 '관악구 올인'

[the300]김무성 '광주-인천-관악' 강행군... 문재인 '심판론 속 관악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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