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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뭐 시차 때문에…그런데 열심히 행사를 다니면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3자 회동을 가진 박 대통령은 문 대표가 "오랜만에 뵙는다. 순방 뒤라 피곤하실텐데 이렇게 또"라고 말을 건네자 이렇게 답했다.
이러저런 행사장에서 조우했지만, 양자의 공식적인 만남은 지난 2012년 대선 후 28개월 여만이고,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 모두 구색맞추기 회동이 아닌 성과 도출이 절실한 만큼 초반부터 팽팽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박 대통령은 오후 3시 5분쯤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 먼저 도착해 양당 대표를 기다렸고, 곧바로 두 대표가 입장했다. 배석자인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 대변인 등도 잇따랐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와 반갑게 악수하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고, 문 대표도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회동 테이블로 두 대표를 안내했고, 착석 전 김무성 대표-박 대통령-문재인 대표 순서로 선 채로 기념 촬영을 했다.
착석 뒤 중동 4개국 순방 후 시차 얘기를 주고받은 박 대통령은 곧바로 모두발언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는 지난번에 있었던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드리고 국회에 여러가지 협조를 드리고 두 분의 말씀도 들으려 마련했다"며 순방에서 느낀 소회와 성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중동 순방의 결과, 결실들이 국민, 기업들에게 더 큰 혜택으로 가도록 해 경제가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편안하게 순방 결과 설명을 들어 주시고,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문 대표는 '구색맞추기식 회동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를 의식한 듯 준비해온 발언 내용이 담긴 A4지를 서류봉투에서 꺼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 노심초사 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대표는 특히 "이런 식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고,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서 이제 소득주도성장으로 가야한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 구축 △법인세 정상화 및 자본소득과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세입자들의 주거난 해결 및 가계부채 대책 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제안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문 대표의 발언 중 '경제민주화, 복지 공약 파기'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 메모를 하기 시작했고, 가계부채와 관련된 발언을 할 때는 문 대표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날 회동은 오후 3시 5분에 시작해 4시 48분까지 약 1시간 40여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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