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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여당 원내사령탑을 맡게 되면서 박근혜 정부가 일관되게 내세운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평소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에 합의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 왔으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법인세 인상 등 증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당發 '법인세 인상안' 나올까
"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모두 백지에서 검토할 수 있다."(지난달 말 원내대표 경선 과정 중 기자회견)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전면 부정했다. "정부의 현 정책 기조가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못하다"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저부담-저복지'에서 '중부담-중복지'를 지향해야 하며 이에 따라 적정 수준의 복지를 떠받칠 수 있도록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29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하에 어떤 세금을 더 거둘 지 단계적인 증세 방안을 고민해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세 방안으로 "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모두 백지에서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며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정부와 함께 법인세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과 대조된다.
무상보육 등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재검토를 공약했다. 무상보육 논란과 관련해 "지금은 백화점식 정책으로 돈은 많이 쓰지만 문제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생과 직결된 복지 분야에서는 "중도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으로 가야한다"며 복지 정책의 대폭적인 축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 수준의 복지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반대 무릅쓴 '사회적경제기본법' 빛볼까
"경제 민주화와 복지에 대해 너무 소홀하고, 재벌 대기업 위주 경제성장에 치중한 게 잘못이다."(지난달 말 원내대표 경선 과정 중 언론인터뷰)
기업 정책에 대한 변화 기류도 감지된다. 유 원내대표는 재벌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지적해 왔다. 그가 당내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해 온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총선과 대선에서 중도 성향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이 반드시 사회적경제 분야를 포용하고 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는 지난해 말 머니투데이 the300이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사회적경제정책협의체 위원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사회적경제가 정착되면 기존 기업과 DNA가 완전히 다른 경제조직이 생긴다.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회적경제의 의의를 강조했다.
또한 내년 총선과 관련해 "사회적경제가 정치적으로 보면 '중원'의 이슈라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 여야 관계없이 방치하고 놓치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의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개헌·공무원연금 개혁…靑과 갈등 '불씨'
"공무원들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보려고 한다. 새누리당 안을 한 자도 못 고치는 것은 아니다."(지난달 말 원내대표 선거 출마 기자간담회)
새누리당이 오는 4월 국회에서 마무리짓기로 목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정부를 상대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인지도 관건이다. 내년 총선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로 보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만나는 사람마다 분위기가 안좋다"면서 "공무원들의 얘기를 충분히 들어보려고 한다"며 당의 입장에서 재고 여지를 시사했다. 새누리당이 무조건 총대를 메고 앞장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론의 추이에 따라 새누리당 안의 수정과 속도 조절 가능성이 있다.
개헌에 대해서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던 전임 지도부와는 상당히 입장이 다르다.
그는 "당장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든지, 지금 개헌을 논의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청와대 측의 '개헌 블랙홀'과는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권력구조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헌 논의 주도 세력이 주로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는 반면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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