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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4.1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청와대 문건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오던 서울경찰청 소속 최모(45) 경위가 13일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수사가 새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윤회씨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의도 정가에서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이름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 2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 3인이다. 이들은 정 씨와 함께 비선에서 국정에 개입하는 등 '문고리 권력'을 구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 사람은 고인이 된 이춘상 보좌관과 함께 박 대통령이 1998년 4월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 초선 의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참모로 일했다. 햇수로만 15년 가까이를 한결같이 보좌를 했으니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를 짐작할 수 있다. 당초 이들 보좌진 그룹을 꾸린 사람이 정 씨로 알려져 있다. 이들 세 사람은 여전히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정 씨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3인방이 얼마나 대통령을 무서워 하는데"…실세 의혹 과장= 14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이들을 보는 시각은 크게 나뉜다. 한쪽은 세간의 의혹이 크게 과장됐다는 것이다. 친박(친박근혜) 계 등 박 대통령 측근 그룹, 초기부터 이들 3인방과 박 대통령의 관계를 봐온 인사일수록 이런 시각이 강하다.
2000년대 중반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이들 3인방을 가까이서 지켜본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모든 업무가 이들을 통해 보고가 올라가 외부에서 보기에 문고리 권력으로 대단한 힘이 있는 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이들은 박 대통령을 정말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고, 따라서 자신들이 권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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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도 실세 의혹이 과장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은 아무리 가까운 측근이라도 독자적인 권력을 행사한다 싶으면 곧바로 거리를 둔다. 2009년 김무성 의원이 친이계의 추대를 받아 원내대표를 노리자 "친박엔 좌장이 없다"며 절연하다시피 했다. 2012년 대선 때 친박계 원로그룹인 ‘7인회’가 박 후보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는 7인회 멤버도 멀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인방'을 보는 인식도 비슷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세 사람은) 내 곁에 15년간 있었다. 물의를 일으키거나 잘못한 적이 없다"며 "권력 암투를 벌였다면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오찬에 앞서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를 별도로 만났을 때는 "이들은 내가 의원 시절부터 15년간 우직하게 일해 온 직원들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냥 보좌진일 뿐 권력을 행사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2인자'를 두지 않는 자신의 스타일을 강조하 듯, "청와대의 실세는 (청와대에서 기르는) 진돗개"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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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직접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하지 않고 이들 3인방을 거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 이들 '3인방' 권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해도 이들을 거쳐서 보고가 가거나 이들을 통해서 지시가 내려온 경우 당연히 큰 권력으로 여기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 입성 후 3인방의 위상이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정 비서관은 하루 종일 박 대통령 곁에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올라오는 각종 보고서를 직접 대통령에게 전달한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고 있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관하는 인사위원회의 고정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안 비서관은 원래 대통령 부인을 담당했던 제2부속실 비서관이지만 민원 처리와 수행 등을 담당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비서관은 '인사', 정 비서관은 '하명', 안 비서관은 '군기반장'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묘사했다.
두 가지 시각 가운데 어떤 것이 맞든 아직은 '3인방'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에서 이들 '3인방'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확인됐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경위 사망을 계기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논란과 의혹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어서 이들이 공식 직함을 유지한 채 권력 중심에서 버티는 것이 정부나 여당 입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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