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주말 회동, 평행선 지속

[the300]이완구 "16일 운영위 소집"…박영선 "여당·유가족 신뢰 필요"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4.09.13 19:06
<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 놓인 시설물 구멍사이로 국회의사당이 보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회는 한가위 이후에도 장기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2014.9.10/뉴스1 >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토요일인 13일 만나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이어갔으나 가시적인 결과는 내놓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입장정리,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양보를 각각 요구하면서 맞섰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정기국회가 개회만 하고 공전을 계속하는 것을 놔둘 수 없다며 다음주에 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하겠다고 나섰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사진기자협회 가족체육대회'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했다. 오후엔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났으나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후 회동 뒤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날(14일) 다시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오전에도 예견됐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 박 원내대표는 십여분 뒤 국회운동장을 찾아 한자리에 앉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문답에서 각자 입장을 강조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 원내대표는 2차 합의안에 대한 야당의 분명한 입장 정리를 요구했다. 그는 "여야 2차 합의안은 여당 몫 특검추천위원 선정 때 야당과 유가족의 사전동의를 받는 건데, 유가족의 입장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달라는 것"이라며 "이것을 좀 정돈해줘야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그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과 같은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반면 "유가족들은 '동의하지 못할 사람(특별검사후보)을 여당이 계속 내놓으면 어떻게 하느냐. 사전동의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제가 유가족과 이 원내대표가 만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가족과 새누리당이 신뢰가 없어 대화가 안되는 괴리를 야당이 그동안 비난을 받고 상처를 받아가면서 메워줬는데 우리가 빠져버리니 그 차이만큼 (새누리당과 유가족이) 대화가 안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기국회는 1일 개회 후 줄곧 공전하고 있다. 5월부터 따지면 130여일간 '빈손'이다. 그 배경엔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 여야 모두 따가운 여론에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

두 원내대표 발언에서 보듯 여야 입장은 뚜렷이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최근 당 내부사정으로 세월호 정국에 전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본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이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박영선 원내대표 리더십이 흔들렸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세월호법 내부조율도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세월호법에 대해 요지부동이다.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하지 말라고 해도 여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려 하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말사이 극적인 돌파구가 열리지 않으면 15일 본회의 개최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 

정의화 국회의장은 전날(12일) 의사일정 협조공문을 운영위에 보냈다. 여기엔 △17일~18일 교섭단체대표 연설 △19일~25일 대정부질문 △26일 본회의 안건처리 △29일~10월18일 국정감사 △10월20일 예산안시정연설 등의 의사일정안이 담겼다. 12월2일 내년도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려야 하는 국회법에 따라 정상적인 의사 절차를 계산한 일정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결국 오는 16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그는 "세월호 특별법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민생·경제 법안"이라며 "15일 운영위원들에게 16일 위원회 소집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엔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가 포함된다.

그는 "야당이 (운영위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우리가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단독으로 운영위원회를 열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에서 의사일정 관련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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