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이날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을 잇는 횡단보도 중간지대에서 출근길 유세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김두관입니다." 정치 거물을 직접 본 시민들은 바쁜 와중에도 흘낏 시선을 던졌다. 무심한 표정 속 곁눈질로 후보를 바라보는 분위기. 몇몇은 후보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맞은편에 선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는 시민들의 관심이 김 후보에게 집중되자 우비 모자를 벗었다. 김 후보도 이에 질세라 모자를 뒤로 젖히고, 비를 맞으며 유세를 이어나갔다.

◇출근길 직장인들 민심은
김 후보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와 만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선거초반엔 시민들이 '김포 새내기'인 김 후보를 낯설어했으나, 갈수록 마음을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처음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에게 8%포인트 격차로 뒤졌지만 이후 6%포인트, 3%포인트 격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김포는 유정복 전 의원이 3선을 해낸 전통적 여당 강세 지역이다.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이유는 역시 '인지도'다. 이장에서 경남 남해 군수로,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또 경남지사로 대중 인지도를 쌓아온 김 후보에게 시민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것.

출근길 시민들도 김 후보의 경력에 점수를 줬다. 김포에 예산을 많이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나왔고, 세월호 사고로 인해 집권 여당에 불만을 가진 민심도 전해졌다.

김포에 4년째 거주하고 있는 양모씨(48)는 "김 후보는 밑바닥부터 쌓아올린 인생이고 큰 인물이 되지 않았나"라며 "저런 사람을 국회로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10년째 거주중인 남모씨(57)는 "유정복 의원을 김포가 지지해줬는데 인천으로 가버렸다"며 "지금 사회가 불안하고 희망이 안보이니 수습하려면 야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세가 강한 지역 민심도 드러났다. 윤모씨(42)는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당을 보고 뽑는다"며 "김두관 후보를 더 잘 알지만, 새정치연합을 지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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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7.30 재보선 경기 김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3일 김포농협 여성대학 수료식장에서 유권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에선
김 후보는 출근길 유세를 마친 뒤 김포농협 여성대학 수료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료식 전엔 짬을 내 주차장 흙바닥 위에서 식은 만두와 단무지로 아침을 때웠다. "먹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몸이 부서져도 해야지. 지지율이 오르니 힘이 나서 피곤하지도 않아요."

수료식에 참석한 노년의 여성들은 김두관 후보를 보고 "잘 생겼다"며 한마디씩 말했지만, 지지자를 밝히진 않았다. 장모씨(69)는 "이쯤 되면 (누굴 뽑을지) 다 정했지, 마음은 정했는데 조금 흔들린다"며 "김두관 후보가 인물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김 후보가 e편한세상 1동에 이사 왔다고 들었다"며 "후보 프로필도 화려한 것 같다"고 호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김포 농촌 지역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호남향우회와 농촌연맹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에 퍼져있는 지지자들이 김포 연고자를 찾아 연결해주고 있는 것도 도움이다. 그는 "영남 향우회는 원래 일방적인 새누리당 지진데, 내가 그야말로 '영남 오리지널'"이라며 "호남향우회는 당이 강력한 지지기반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는 무료급식센터, 의용소방대, 김포시청, 항공화물터미널, 통진상가, 마송장, 김포우체국, 북변상가, 김포동상가 등을 돌며 밤 늦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당에선 정세균, 최재성, 서영교, 추미애 의원이 동행 지원유세를 펼쳤다.

한편 김 후보는 김세연 정의당 후보와의 야권연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김 후보와 공식적으로 접촉한 적은 없지만, 시민사회에서 (연대를)권했다"며 "야권 단일화는 중요하다. 지역사회 어른들의 의견이 있으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