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김무성 "재정건전성 회복 전력...돌파구는 '성장'"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최부석 기자

-재정건전성 회복 전력할 것...돌파구는 '성장'

-산업구조, 제조업→서비스 개편해야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 공감

-김기춘 실장도 억울한 일 많을 것..대통령 선택 존중

-서청원의원과 사이 좋아.. "담배 끊으세요" 했다.

"7·30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국가 재정건정성을 회복시키는데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당대표가 된 김무성은 달라졌다.

절제된 언어로 국정 과제를 풀어 놓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무대(무성 대장)'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누구 앞에서건 마음 속에 담긴 말을 풀어놓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17일 국회 본관 2층 새누리당 대표최고의원실에서 만난 김대표는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함을 담았다. "이 이야긴 그만" "그건 쓰지 말고"를 연발했다. 말 한마디가 자칫 정국을 표류시킬 수도 있는, 집권당 대표 자리의 중압감과 그로 인한 신중함이 역력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조그만 '오해'라도 불러 일으킬만한 틈을 내비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경기침체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구조를 기존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대전환해야한다고"고 힘줘 말했다. 이어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박대통령 발언과 시쳇말로 '싱크로율 100%'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적극 공감한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 방침에도 무게를 실었다.

대표 경선과정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에 대해 날을 세웠지만, '대표'로서의 입장은 달랐다.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선택을 하신 겁니다. 존중해야죠."

정성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사전에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지 못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의사를 청와대에 밝힌 직후인 16일 오전, 김기춘 비서실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소개했다. "대표회의 때문에 전화를 받지는 못했지만 소통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선후 김대표는 김실장과 휴대폰 전화번호를 교환, '핫 라인'을 개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거듭 당청·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전날에도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제안한 세월호특별법 논의 회동에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여야가 따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도 "민간기간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주장 말고는 뭐든지 가져 오라"고 했다. 논의는 하되, 당의 기본 입장은 고수하겠다는 특유의 '뚝심'이다.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최부석 기자

-당원과 국민들이 '비주류'임에도 대표로 뽑아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당을 위해 활동하고, 또 사심 없이 숙일 때 숙이고 백의종군해서 좋은 결과를 나오게 했던 것을 평가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이,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들을 움직인 측면도 있지 않나.

"(손사래를 치며)제발 '대권주자'라는 얘기 꺼내지 말아 달라. 친박·비박, 대권주자라는 용어를 써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권주자 얘기가 나오자 마자 입을 닫았다고 써달라"

-'친박' '친이'라는 말 극도로 싫어하지만, 이젠 당 내에 '친김'이 생기는거 아닌가.

"김무성 계보를 만들라고 마음먹었으면 벌써 만들지 않았겠나. 역사교실을 만들었을 때 현역의원 109명이 가입했다. 통일경제 교실도 열었을 때 117명이 가입했다. 그분들을 단 한 번도 불러서 밥 먹은 적 없다. 통일경제 교실에서는 통일경제 교실은 공부하는 곳이지 계보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면서 여러분들이 나를 지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경선 기간에도 친한 의원들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았다. 전화하지 않아 섭섭해 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에 대한 생각이 당대표 당선후에 변했나.

"박근혜 대통령이 김 실장에 대해 유임을 결정했다. 결정된 사안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실장도 억울한 사연이 많을 것이다."

-15일 박 대통령을 오랫만에 만났는데 소회가 어떻던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에게 제일 먼저 대권을 준비하자고 얘기한 사람이 바로 나다.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온 몸을 던졌다. 결국 대통령 만드는데 성공했다. 시간이 흘러 최근 청와대에서 만나 얘기를 하는데 감회가 새로울수 밖에. 또다시 박근혜정부를 성공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았으니 박근혜 대통령과 나는 무슨 인연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관계는

"어제 밤에 병문안 갔었는데 목이 특히 안 좋아 보였다. 병실에 들어서면서 '담배좀 끊으세요 제발'이라고 했다. 나보다 연세가 8, 9살이 많으니 선거활동이 얼마나 부담이 됐겠는가. 서 최고위원하고 나는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다. 그동안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사이도 나쁘지 않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계기 중의 하나가 세종시 이전에 대한 견해차이였다. 국정 비효율을 막기 위해 세종시로 국회도 옮겨가야 하는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는데

(그는 2010년 '세종시 원안 사수' 입장을 견지한 찬성한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예견된 것 아니냐. 그래서 반대했던 거다. 국회, 청와대도 가야 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흰 종이를 꺼내들면서 파란색 펜으로 설명)

BH(청와대)와 국회, 종합청사가 내려가면 이건 수도이전이다. 세종시 문제를 보완할 방법은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세종시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서 얘기하는 순간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7·14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머니투데이 더300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최부석 기자
-세월호특별법이 결국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는데.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있을 수가 없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되고 이를 위해 진상조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유병언을 빨리 잡아 다 밝혀서 처벌을 해야한다. 끝까지 죄를 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법체계를 흔들면 되겠느냐. 민간조직에 어떻게 수사권을 줄 수 있느냐.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대신 상설특검을 가동하거나 검찰총장으로부터 독립된 지위의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 뭐든지 다 좋다. 하지만 수사권 부여는 안된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데 이제는 국민과 언론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제도(득표율이 높은 낙선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 도입등에 대한 생각은

"우리나라 제일의 망국병이 지역감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토론할 때가 됐다. 정 의장이 얘기했으니 실천해 나가겠다."

-7·30 보궐선거 전망은 어떤가. 야당 공천파문 덕에 분위기가 좋아지는 거 아닌가

"무조건 (과반의석 확보를 위해) 4석은 확보해야 한다. (국민들이) 4석 주시면 고맙지"

-집권당 대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세계의 큰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한참 못 따라가고 있다. 전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발목을 잡는 초저출산·고령화가 우리나라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낮은 성장률 속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청년실업이 가장 큰 문제다. 산업 구조가 기존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대 전환한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한 시일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는데 안 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박 대통령이 강조해온 내용들과 일치하는 것 같다.

"그렇다. 유럽에서는 80년대 초에 사회적 대합의가 이뤄졌다. 합의대열에 동참한 서유럽, 동유럽은 성장을 이뤘지만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은 재정위기에 빠졌다. 독일도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슈로더의 '아젠다 2010'로 복지수준을 낮추고 세금을 더 걷는데 합의를 이뤄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지 않느냐. 독일과 같은 일대 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국가 재정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내가 의정생활하면서 내린 결론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복지 체제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이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힘 써 나갈 것이다."

-새누리당은 증세에는 반대입장인데, 지금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돌파구는 성장에 있다. 예를 들어 건설경기가 극도로 나빠진 것은 과도한 규제에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건설경기가 살아난다. 이와 관련된 법안이 뒷받침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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