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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모습/사진=뉴스1 제공. |
대기업 총수 등 초고소득자들, 이른바 '슈퍼부자'들의 소득 내역을 표본식으로 공개하라는 요구가 국회에서 제기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는 15일 진행되는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상대로 초고속자 등의 '국세청 과세표본 자료' 공개를 요구할 예정이다. 민 의원은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관련 법 개정까지 고려 중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소득 순위가 아닌 소득 규모별로 과세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연보는 종합소득세의 경우 연소득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10억원 초과 등 12개 구간을 두고 각 구간별 인원과 총급여만 공개하고 있다.
영국은 1911년부터 전체 인구의 0.05%에 해당하는 '슈퍼부자' 1만2000명의 구체적인 납세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또 미국과 프랑스 등은 납세자의 이름은 숨긴 채 '개인별 과세자료' 전체를 공개하고 있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지하경제양성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있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과세자료를 손에 쥐고 공개하지 않으면 과세표준 확충이나 민간 차원의 논의와 연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저서 '21세기 자본론'으로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의 연구 대상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가 끼지 못한 것도 과세정보 공개 제도의 후전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300년치 자료를 종합해 실증적 데이터로 뒷받침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피케티 교수는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28개 나라들이 공개한 과세정보를 연구해 소득불평등이 점차 악화되고 있음을 증명하려 했다. 이 연구 대상에는 선진국 뿐 아니라 콜롬비아, 우루과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과세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우리나라는 빠져 있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과세정보에 대한 공개를 제한하고 있는 법령이 무엇인지 파악해 필요하다면 국세기본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모든 개인의 자료를 공개하기보다는 성별·지역별·계층별·소득별 등 대표성을 반영할 수 있는 표본 자료를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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