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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6.4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치권도 이제 본업인 입법 등 정책 업무로 돌아간다.

안전 관련 후속 법안 처리, 이른바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 법, 국가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 KBS 수신료 인상 등을 두고 여야는 다시 치열한 '전쟁'을 치를 전망이다.

국회로 돌아온 여야의 최대 화두는 '세월호'이다. 정부조직 개편, 안전 관련 법안 처리, 김영란법 도입 등도 세월호 이후 부상했거나 재조명되고 있는 쟁점들이다.

◇정부조직 개편 이번 주중 국회 제출…소방청·해경 해체는 여당 일부도 반대

지난 달 정부가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6·4 선거 직전 입법예고돼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안전행정부의 재난안전 총괄·조정 기능과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의 해양경기·안전 및 오염방제 기능 통합,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안전처 신설, 교육·사회·문화 부총리를 교육부장관이 겸임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국가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의 대대적 개편이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과 소방방재청·해경 해산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들도 반발하고 있어 통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영란법'도 후반기 과제로…'유병언법'도 논의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공직자 금품수수 방지법)은 공직사회 개혁 필수법안으로 부상했지만 정무위원회가 이를 전반기에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후반기 과제로 넘어갔다. 

공청회 실시 등 법안을 정교화하는 과정에서 법의 실효성과 위헌소지 관련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법제사법위원회서 논의될 일명 '유병언법(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히면서 취득한 이익은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 환수한다는 내용이다. 이 역시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대책 법안 100여 건 발의

세월호 참사 이후인 4월21일부터 지난 달 말까지 제출된 100여 건의 안전 관련 대책 여야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해양심품위원회에 제출된 해양 관련 법안들이 여야의 집중 논의 대상이다. △해운법 개정안 9건 △선원법 개정안 9건 △선박안전법 개정안 6건 △해사안전법 6건 △수난구호법 개정안 3건 △선박직원법 개정안 2건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개정안 1건 등 100여 건의 안전 관련 국회 제출 법안 중 총 36개가 해양 관련 법안들이다.

법안들은 세월호 사고 원인·수습 과정에서 지적된 승선자 확인, 선원 안전관리교육, 선령 기준, 운항관리자의 관리감동 의무, 처벌 규정 강화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에는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는 만큼 해당법안들은 상임위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의 셈법에 따른 정국 쟁점화 가능성이 불안 요소다.

◇KBS 수신료 인상안, 국회선진화법 보완 방안도 관심

세월호와 지방선거 이슈에 밀려 논의가 미뤄졌던 쟁점들도 선거 이후 재격돌이 불가피하다.

지난 달 여당이 단독상정 해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긴 KBS 수신료 인상 승인안이 대표적. 전반기 국회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조해진 새누당 간사와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간사가 연임할 전망이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친박 강성'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이 맡아 난항이 예상된다. 

정의화 신임 국회의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국회선진화법 보완 방안도 하반기 국회의 숙제다. 주요 의결 기준을 과반에서 3/5로 높여 '식물 국회'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한 조치들이 담길 예정이지만 야당이 동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서랍 속 신세였던 '원전 마피아' 근절 법안인 '원자력발전 사업자 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안'도 6월 임시 국회를 기다리고 있다.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권한을 침해하고 원라력안전법과의 중복 규제라는 여론이 변수다.

이 외에도 신용정보 유출 손해액 추정방식과 관련한 신용정보호법과, 가계 통신비 부담 절감 법안, 월드컵 중계와 직결된 지상파 재전송 관련 이용자 보호 법률, IT 및 벤처 기업 활성화 방안 등도 여야의 논의 과제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