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백도 못 버는데"…소상공인 공약은 어디에?

[the300][6·4지방선거 분야별 공약분석-⑤中企·소상공인]여야 新공약 부재·구체성 결여

구경민 기자 | 입력 : 2014.05.28 07:06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우리나라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 종사자는 600만명을 넘어선다. 3인 가족으로 치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와 관련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들 종사자 중 월 소득이 200만원 이하가 80% 정도나 된다. 소상공인의 평균부채는 1억 원을 넘어섰다. 근로자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이처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부분이 영세 생계형으로 간간히 버티고 있지만 여야가 발표한 6·4 지방선거 공약집을 보면 새로운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에 발표된 정책을 보완해 내놓은 공약도 세수 확보 방법과 추진 사항 등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여야, 새로운 공약 부재·구체성도 결여=새누리당은 세제·금융지원 강화에 방점을 둔 공약을 들고 나왔다. 
 
먼저 '생산성 향상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대상에 중견기업 구간을 신설, 기존 중소·대기업에서 중소·중견·대기업으로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공약은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후속 조치로 내놓은 내용과 맞물린다.
 
유망 창업기업을 매년 1000개 이상 선정한다는 것과 신·기보 보증지원과 함께 본인 연대보증 부담을 5년간 면제한다는 공약 또한 올 초 1월 금융위원회가 제안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하기위해 제시한 기업 회생절차 대폭 간소화 관련 내용은 법안이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규모를 현행 2조원에서 지속 확대한다는 공약은 구체적 세수확보와 진행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이 내놓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공약들도 새로운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장 먼저 제시한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 업종'에 식자재, 계란, 산업용제, 베어링, 문구 등의 도매업을 지정하겠다는 공약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하는 사안이다. 도매업에 적합업종 지정을 놓고 업계와 학계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새정치연합이 단독으로 통과시키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지속 추진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공동브랜드·공동마케팅 지원 △노란우산공제 지원 강화 및 보증공급 확대 등은 모두 정부와 중소기업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들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한발 더 나아가 지원을 강화 하겠다는 것인데 역시 구체적인 그림은 제시되지 않았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재탕 공약'에 '뿔났다'=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3일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17개 특별·광역시·도 자치 단체장 후보들에게 '소상공인 정책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비전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30일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집계해 소상공인 정책에 열정을 보인 후보자에게 6월4일 투표를 한다는 방침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공동회장 "여야의 6.4 지방선거 공약과 관련해 소상공인 정책은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며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을 확대 시행, 고용보험적용대상 단계적 확대, 근로 장려금 지원 금액 증액 등의 공약 모두 기존에 발표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상공인 금융 대출 문제해결 및 불법 추심 금지 △자영업자에 대한 4대보험 지원 체계 및 근로장려세제 재구축 △대형 도심지 재개발 사업과 대형유통센터 건축 억제 △지자체와 소상공인살리기 운동본부와의 소상공인관련 정책 협력 등의 공약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하다 중단된 경우 공약을 다시 내놓을 수는 있지만 아무런 대안도 없이 공약을 다시 내놓는다는 것은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며 "내용만 살짝 바꿔 눈속임 하려는 공약이 중소기업·소상공인 공약에 유난히 많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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