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겸직금지' 대폭 완화...밥그릇 챙긴 국회의원

지난해 겸직 금지 법안 통과, 실제 심사 진행되자 새 규칙안 만들어 느슨한 규정 적용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추진됐던 국회의원 겸직금지가 당초 취지에서 크게 후퇴한 방향으로 안이 마련됐다. 국회의원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란 비판이 예상된다.

30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마련한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업무 종사 금지에 관한 규칙안'에 따르면 겸직금지 예외를 규정한 국회법 29조에서 공익 목적의 명예직을 "학술과 종교, 자선, 기예, 문화, 체육, 장학, 안전, 복지 기타 사회 일반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한 공익활동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법인 또는 단체의 비상근·무보수 직"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6월 논의를 시작했을 당시 의사결정권을 갖는 직책까지 예외에서 제외해 사실상 일반 단체의 모든 겸직을 제한했던 것과 비교하면 겸직이 가능한 직책이 크게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표적으로 체육단체장은 대부분 겸직가능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인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독립기념관 이사와 대한적십자사 대의원, 유네스코 위원 등 문화 관련 단체의 직책도 예외를 적용해 겸직을 허용했다.

교수 겸직에 대해서도 총장이나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강사는 금지했지만 객원교수와 겸임교수, 석좌교수, 명예교수, 겸임강사 등은 겸직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했다. 결국 교수들의 의회 진입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석좌교수 겸임교수 등 '비상근 무보수' 직이라 하더라도 이른바 '거마비' 등 실비를 받는 경우가 많아 겸직금지 법안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개정된 국회법 29조에 따르면 공익 목적의 명예직이나 정당법에 따른 정당의 직 외에는 원칙적으로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의장은 당선 전부터 직을 갖고 있던 의원들은 국회의장에게 겸직 여부를 신고해야 하고 이후 의장은 겸직금지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윤리심사자문위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 윤리심사자문위는 지난달 말부터 심사에 착수해 상당수 의원들이 겸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법령의 세부 내용을 규정하는 규칙안에 예상보다 느슨한 잣대를 적용함으로써 오히려 국회의원의 겸직을 합법화해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국회 운영위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윤리심사자문위가 법의 취지대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의원들이 부랴부랴 규칙안을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칙안이 만들어진 이상 자문위도 느슨한 규정을 적용해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9일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규칙안을 의결했으며 다음달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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