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몽준 의원이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당 내 경선, 본선 등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당선 될 경우 대권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오는 2일 오후 2시 남산에 위치한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정 의원은 26일 오전 당 최고중진·시도당위원장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고민 끝 행복시작으로 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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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고대 로마 철학자 세네카의 ‘공직은 죽음과 같다’는 말을 언급하며 "공직이든 죽음이든, 그것이 찾아올 때 도망가는 것도 어리석다고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 의원은 "서울이 다소 침체되고 있어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할 때"라며 "서울이 단순하게 일자리가 있어서 사는 도시라기보다는 살고싶은 도시, 사랑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생활에 필요한 것이 의식주라고 하면 이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할 일이 주택환경의 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을 위해서 주택정책, 교통정책을 함께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또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정치인이 있다"면서 "가능하면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돕는 정치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정 의원을 포함한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혜훈 최고위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김황식 전 총리도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전날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의원은 안철수 의원 측(새정치연합) 후보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에서 41.3%의 지지율을 얻어 박 시장(35.0%)을 6.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이 박 시장을 단일후보로 내세운 상황을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는 박 시장은 41.9%로 40.7%인 정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초접전’인 것으로 예상됐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35.4%가 정몽준 의원을 꼽았다. 이어 김 전 총리 25.2%, 이혜훈 최고위원이 7.5%였다. 잘 모름·무응답도 31.5%에 달했다. 이 조사는 지난 24일 서울 지역 성인 남녀 700명, 서울 제외 전국 8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혼합 방식으로 실시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 오차는 전국 기준 ±2.5%포인트, 서울은 ±3.7%포인트다.

서울시장 출마의 변수로 꼽히던 주식백지 신탁 문제는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주식 백지신탁제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 있는 주식을 처분하거나, 대리인에 위탁하고 간섭할 수 없게 하는 제도이다. 각종 인·허가 등 서울시장 업무와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과의 관련성이 핵심이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주식 772만주(지분율 10.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선거는 정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안효대 의원(재선·울산 동)과 정 의원이 당대표였을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정양석 전 의원 등이 돕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정무보좌관이었고, 정 의원의 당 대표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조해진 의원(재선·경남 밀양-창녕)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