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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유력한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는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의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데요!" 출판기념회에서 나란히 앉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4.1.20/뉴스1

지방선거 후보에서 지역구 당협위원장, 당직까지 새누리당 내 '자리다툼'으로 인한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국정 운영에 매진해야 할 집권여당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당 조직 내 인사 갈등…김무성·서청원 당권경쟁 전초전?

최근 새누리당은 당직 재편 과정에서 엇갈린 목소리를 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고(故)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의 유고로 공석이 된 경기도당위원장 자리에 김학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내정하면서 김학용 의원 대신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을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당 대변인에는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과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하는 연쇄 인사이동을 계획했다.

그러나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당 대변인은 교체가 완료됐지만 정작 경기도당위원장은 아직도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 대신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김 의원, 황진하 의원이 '3자 대면'을 하고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차기 당 대표를 노리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최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당 지도부, 특히 친박 핵심이 황 의원을 경기도당위원장으로 밀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김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이끄는 공부모임마다 간사를 도맡을 정도로 각별하다.

경기도당은 전국 시도당 조직 중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이를 김무성 의원 측 인사에게 맡길 수 없다는 친박 핵심의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권을 두고 김 의원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에게 유리한 인사를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무성·서청원 간 당권 싸움을 앞두고 벌어지는 '제 사람 심기' 경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여당의 한 중진의원측 관계자는 "김학용 의원의 경기도당위원장 선임이 불발된다면 저쪽(서청원 의원)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코 이 문제가 조용하게 지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계파 갈등? "사무총장 전횡이 문제" 시각도

서울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협위원장에 대한 '자리싸움'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전 국회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 사이에서 '핑퐁 게임'이 벌어진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선정 문제가 그렇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나 전 의원에게 기운 것으로 보였으나 해가 바뀌고 나서는 지 전 대변인이 내정됐다. 지 전 대변인은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 주류가 밀어 붙인 결과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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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홍문종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에 대해 "새누리당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도체제를 갖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며 선정 과정에 이른바 친박계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됐음을 시사했다.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12월 강동을 당협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특정 인물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려한다며 홍문종 사무총장과 폭언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김무성 의원과 가깝다.

이러한 관측에 김무성 의원 측은 "말이 안된다"며 손사래를 친다. 김무성 의원측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선정 등에 김무성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면서 "오히려 김무성과 친하면 자리받기가 더 힘든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박과 친이, 혹은 친박과 비박 간 계파 갈등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은데 이른바 '박심(朴心)'을 가장해 '호가호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친박 주류가 김황식 전 총리를, 비박계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을 지원하는 구도가 만들어지자 정몽준 의원이 "나도 친박"이라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직접 항의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파 갈등보다는 홍 사무총장, 한 사람의 전횡 문제로 보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친박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 사무를 총괄하는 실세인 홍 총장이 당 지도부를 건너뛰고 청와대와 직접 당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당 조직 인사를 쥐고 흔든다는 지적이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의 한 최고위원츠 관계자는 "홍 사무총장 지역구가 속한 경기도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지역 당협위원장이나 지방선거 단체장 후보 등에 자기 사람을 속속 심고 있다"며 "정도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비박 뿐 아니라 친박에서도 홍 사무총장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집권여당에서 집안싸움이 불거지는 것은 정권 말기 '레임덕'에 가까워 올때나 나타나는 현상인데 새 정부가 들어선 지 겨우 1년 만에 벌써부터 파열음이 나오는 것은 이상현상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